오늘 이야기
마다가스카르에서 온 편지
달밤의 J
2025. 9. 22. 02:22
마다가스카르 여행 후, 계속 생각이 났다. 구정물 같은 강물에서 엄마를 도와 빨래하던 꼬맹이가. 가슴속에 모래바람이 부는 기분이었다. 그래서 여행 직후 마다가스카르 어린이 한 명을 후원하기 시작했는데 오늘 처음으로 편지를 받았다. 아직 어려서 (일곱쨜) 엄마가 대신 써줬단다. 아마 저 꽃 정도 자기가 그린 듯. ㅎㅎ

첨부되어 온 영문 번역본에 의하면, 그림 그리기와 장미꽃, 닭고기를 좋아한대고 ^^ 커서 의사가 되고 싶단다. 꼬마가 아직 긴 편지를 못 써 미안하다고 하는데, 그건 내가 바라던 바라 (아직 어려서 뭘 모르는 것) 괜찮다. 가난한 게 뭔지, 후원을 받는다는 게 뭔지 아이가 꼭 알 필요는 없지 않을까. 아무 생각 없이 놀고 학교에 다닐 수 있게끔 누가 좀 도와주는 것. 내가 그 누구일 수 있는 걸로 되었다. 또한, 나는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는 그런 겸손한 부류가 아니기에 😆 아이가 철없고 뭘 모르는 편이 편하다. "나야! 내가 그 키다리 아줌마야! 겁나 착하지!!" ㅋㅋ...그런 생색이라도 내서 애가 자존심 상하면 우째. 키다리 아저씨에 감정이입하는 건 아줌마 혼자 하도록 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