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감한 낙하산 外
#1. 열심히 일한 자 떠나라. 단...
어둑하고, 비가 내리고, 너무 심하지 않은 천둥번개를 동반하며, 공기는 약간 쌀쌀해서 따뜻한 이불 속에 누워있는게 무척 감사하게 느껴지는 아침. 내 기준 제일로 행복한 주말아침의 모습...오늘 아침이 딱 그런 아침이었는데 결정적으로 주말이 아니라서 얼마나 아쉬웠는지 모른다.
우리회사 금년에 너무 달리는거 아닌가 모르겠다 (작년에도 똑같은 말을 했던가. ㅠㅠ). 일이라는 게 하나 처리하면 하나 덜어지는 맛이 있어야지 어째 하나 해결하면 세 가지는 더 생기니. ㅠㅠ 의욕저하는 물론이고 뇌는 가동능력 바닥을 치는지 두부상태 -_- 가 된 듯. 힘을 내라.. 내일만 일하면 휴가잖니. 일주일은 멍 때려도 되잖니. 열심히 일한 자 떠나라! 단, 떠날 기력이 아직 남아 있다면... -_ㅠ
#2. 용감한 낙하산
회사에 낙하산이 들어왔다. 왕보스 마티아스의 절친의 딸이라는데, 우리회사가 첫 직장이라고 한다. 신참인데다 의-약-화학계열과는 거리가 너무 먼 전공이라 제약회사 프로젝트 매니저로 도저히 부적격이다 등 우려가 말이 아니다. 그 모든건 차치하고, 같이 일해야 할 사람들만 난감할 뿐 그녀 자신은 전혀 난감해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야말로 몹시 난감하다는 여론이다.
게다가 용감(!)하다. 전혀 다른 분야의 회의 내용을 처음부터 이해하긴 어렵다는 거 충분히 이해한다. 그래도 그렇지 매 회의마다 대놓고 자는 대담함은 어떻게 이해해야 할 지 모르겠다. 내가 소집한 회의에서도 팔짱 낀 채 졸고 있길래 진행자인 나는 눈을 의심했고 다들 졸고 있는 그녀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마티아스의 의중이 궁금할 따름이다. 우리가 아는 왕보스는 이런 식의 인사를 할 사람이 아닌데. 간곡한 부탁에 어쩔 수 없이 자리는 만들어 줬으나 조만간 스스로 물러나기라도 기다리는 걸까- 라는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그러나 낙하산 그녀는 물러날 생각 같은건 없어 보인다. 일단은 그래 보인다.
#3. 가을이 확 와버릴까 두렵다
한국같은 무더위는 없어도 그래도 나름 여기도 여름이었는데. 어느새 슬슬 가을이 오려 한다. 가을이여 어서 오렴, 아니 아직은 오지 말렴- 하면서 이맘때엔 갈등이 널을 뛴다. 한 것도 없이 또 한해가 이렇게 가고 있다는 아쉬움, 안타까움.
이상도 하지... 매일매일 그렇게 할 일 많다 바쁘다 노래를 불렀으면서 오는 가을 앞에서는 '나 그동안 일케 일케 많은 걸 했어! 라고 말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 게 말이다.
#4. 왔네 왔어
기다리던 슬로우 쿠커가 왔다! 과연 잘 활용할 수 있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