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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6월 일상

by SingerJ 2025. 6. 15.

나도 미니멀한 주방 좀 가져보자고 정리 시작한 지가 언젠데 최근에서야 끝이 났다. 안 쓰는 거 솎아내기가 왜 그렇게 어렵던지. 꼭 필요한 것만 남기니 공간이 꽤 생겨서, 쓸 때마다 낑낑대며 창고에서 날라와야 했던 무쇠냄비들도 이젠 손 바로 닿는 곳에 꺼내 놓을 수 있게 되었다. 크흑 고생했스 아그들아...네 꿈을 맘껏 펼치그라! 

프라이팬도 꼭 쓰는 것만 남겼다. 역시 몇 개 없어야 정리가 되는구나...

작년 연말 휴가를 앞두고 사메가 암 진단을 받는 바람에 취소했던 비행기표. 환불을 드디어 받았다. 겁나게 오래 걸렸다. 사실 환불불가 표였는데 '여행 못 갈 일이 설마 뭐 있겠어' 싶어 산 것. 그것도 하필 비즈니스 (장거리 비행이라 너무 힘들 것 같아서). 그런데 그 설마가 일어났고, 그땐 경황이 없어 '지금 비행기표가 문제냐' 싶었는데 지금 보니 손해가 클 뻔했다.    
 
원래는 환불불가지만 예외조항에 해당 (부득이한 건강상의 이유), 병원에서 사유서 받아 제출하고 한 번 거절당하고 다시 받아서 내고, 질질 끄는 항공사에 수십 번 독촉하고...긴 기다림 끝에 받았다. 자기 때문에(...) 생긴 일이라 책임감을 갖고 투쟁에 임했나 보다. ㅋㅋ

거절당했던 첫번째 사유서

성의 없이 쓴 것 같지만 의사쌤의 고민의 흔적이 엿보인다. ^^ 환자 병명을 미주알고주알 쓸 수도 없고 그렇다고 말 안 하면 환불 못 받을 거고. 
 
'Serious disease' 뒤에 해골 바가지 ☠️ 덧붙이는 걸 빼먹어서 항공사가 거절했었나 보다고, 지금은 이런 농담도 할 수 있지...그때는 어휴... 지금도 안심은 결코 할 수 없지만 그 당시 심정엔 비할 바가 아니다. 얼마 전 검진에서 정상소견이 나왔다. 앞으로 이 조마조마함은 3개월마다 계속되겠지만 어쨌거나 지난 몇 달에 비할 바가 전혀 아니다. 그저 감사하고 착하게 살아야지 싶을 따름.

 

해가 무척 길어져 이 곳은 이제 반 백야의 나날. 제대로 여름이 시작되었다. 삼계탕 재료를 사둬야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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