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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8분에 대하여 출퇴근길에 타는 트램 노선이 도로 공사 때문에 두 달간 우회 운행을 했다. 평소보다 8분이 더 걸리는지라, 연결 버스를 제때 갈아타려면 나도 8분 일찍 집을 나서야 했다. 억겁의 시간처럼 느껴지던 두 달이 어느새 지나 트램은 정상 운행으로 돌아왔다. 이제 아침에 8분 여유가 더 생겼는데 어째서 시큰둥하기만 한 걸까. 빼앗긴 8분에 대해 분통을 터뜨리던 그 사람이 맞는가. "아침 시간 8분이면 얼마나 큰 차이인데! 거의 10분인데!" 라며 억울해했던 일이 있었나 싶게, 그 귀중하고(!) 크나큰(!) 8분이 돌아왔는데도 기뻐하거나 고마운 줄을 모른다.확대해석하고 싶지는 않지만, 8분에 대한 나의 이 자세는 비단 그 몇 분에 그치지 않고 내 삶 전체를 관통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작은 것에도 감사할 줄 알아야지.. 2026. 9. 9.
핀터레스트는 가라, 현실적 커피 바 집 한구석에 아늑한 coffee bar를 갖는 것은 오랜 바람 중 하나였다. 그러나 실현을 위한 노력은 전무하였는데, 그건 아마도 수많은 랜선 집구경 후 배신감만 느끼다 🤣 포기해버려서인지도 모른다. '작은 공간에 꾸민 커피 바' 같은 제목에 끌려 클릭해 보면, 아니 이게 어디가 작다는 거여? 싶은 넉넉한 공간에 카페를 아예 하나 차리는(!) 경우를 좀 많이 봤어야지 말이다. 위쪽 선반 두세 칸은 기본에, 아래쪽엔 커피용품 전용서랍에, 덩굴식물 장식 놓을 자리까지 꼭 있고 말이지. 그럴 공간도 능력도 없어 포기하고 살았는데, 이제 내가 한번 보여주겠소. 예쁜 소품으로 꾸며진 핀터레스트 스타일은 가라. 없는 공간 쪼개 어찌어찌 커피 바 한번 만들어보겠다고 고군분투한 짠내 나는 현실적 커피 바를. 딱 요.. 2026. 9. 8.
Jetzt oder Nie 오늘 회의 시작 전, 헬렌(우리 보스)이 자못 심각한 표정으로 이실직고 겸 부탁이 하나 있다며 입을 뗐다.부탁이란 다다음 주 회사 행사 때 자기 대신 개발팀 대표로 발표를 맡아줄 사람이 있냐는 것이었고, 이실직고란 그날 행사에 참석하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셀린 디옹 콘서트 티켓팅에 성공했기 때문이라는 것. 안 그래도 어제 포털에서 셀린 디옹의 복귀 소식을 읽은 참이었다. 전신 근육이 강직되는 희귀병으로 오랜 시간 투병하다 상태가 호전된 모양인지 6년 만의 복귀라던데, 파리에서 콘서트를 연다고 한다. 헬렌 말로는 조금 과장해서 자기를 비롯한 모든 프랑스인들이 이 콘서트에 가고 싶어 하는 것 같다고. 그 치열한 티켓 전쟁에서 승리했으니 꼭 가야 하지 않겠냐며 절절한 호소를 이어갔다. 예전 같았으면 회사 행사.. 2026. 9. 4.
어쩌다 셀프 시공 마음에 1도 들지 않는 주방가구와 벽 타일을 매일 보고 산다는 것은 실로 괴로븐 일이다. 10년도 넘게 살다가 왜 갑자기 부쩍 더 보기 싫은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이제는 바꾸기로 결심했다. 렌트 아파트이니 설령 내 돈 들여 한다고 해도 공사는 허가가 안 날 것 같아서, 붙이는 타일로 그냥 덮어버리기로 마음먹었다. 그 전에 일단 청소업체를 불러 싹싹 청소를 했다. 전문적인 청소를 받고 나면 혹시 타일이 짠~! 변신이라도 하여, 저걸 다 덮어버리고 싶다는 내 마음이 바뀌지는 않을까- 그런 말도 안 되는 희망을 품고서. 청소 결과, 뽀드득 깨끗해지기는 하였으나 회색기 도는 푸르딩딩한 타일들은 결코 변신하지 않았다. 아마존에서 심사숙고해 고른 peel & stick 타일. 모델하우스처럼 우리집도 저런 주방가.. 2026. 8. 31.
쩍벌견 2026. 8. 29.
나를 냅둬라 여느 때와 다름없이 출근 중이던 오늘 아침. 버스가 막 출발하려는 찰나, '내려야겠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곧바로 실행에 옮겨 후다닥 버스에서 내린 뒤, 보스인 헬렌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오늘 아파서 못 가니 좀 괜찮아지면 집에서 일하겠다고. 3분도 안 되어 답장이 왔다. 무리하지 말고 그냥 주말까지 쉬는 게 어떠냐고. 살짝 찔렸지만, 이것도 다 평소에 쌓아놓은 덕(!) 덕분이려니 하고 뻔뻔해지기로 했다. 이래서 사람은 평소에 잘해야 한다. 봐봐, 꾀병도 이렇게 잘 먹히잖아. -_-;;하지만 사실 꾀병은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올해 들어 거의 매일 극기훈련 같은 상태가 지속되던 중, 어제 우리 Business development manager가 저지른 실수 때문에 내가 치워야 할 똥의 무게.. 2026. 8.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