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162 오늘의 둘기네 #05 알 발견 20일째. 품기 시작한 지 19일째 정도로 추정되므로, 만일 부화를 하긴 한다면 매우 유력한 날이다. 새끼새가 나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둥지를 엿보다 심장이 덜컥했다. 알 하나가 사라졌다... 다른 하나는 애비새가 여전히 열심히 품고 있던데, 하나는 대체 어디로 간 거지. 엊저녁에만 해도 멀쩡히 있었는데.혹시나 부화해 껍데기는 부모에 의해 처리되고 (원래 즉시 처리한다고 함), 쪼꼬미 새끼는 나뭇가지에 파묻혀 안 보이는 게 아닐까?? 숨은 그림 찾기 하듯 살펴봤으나 없다. 새끼는 물론 알껍데기도 없고, 혹시나 새끼의 사체 ㅠㅠ 같은 거라도 있을까 봐 찾아봤지만 흔적도 없다. 마치 누가 통째로 쏙 빼간 듯이. 문제 있는 알이라 혹 치워버렸나 싶기도 하지만 굴려 떨어뜨리기엔 영 힘든 베란다 .. 2026. 10. 16. 오늘의 둘기네 #04 알 발견 18일째.품기 시작한 지 17~19일쯤이면 부화한다고 하니, 우리집 둘기네도 얼추 때가 되었다. 요 며칠은 내다보기 전에 심호흡부터 한다. 흰둥이의 자세는 매일 너무나 한결같다. 지난 주말에 찍은 거였나. 오늘도 복사+붙여넣기 한 것처럼 똑같다. 가끔 알 하나가 삐져나와 있기도 하지만 뭐 어련히 알아서 잘 품겠지.인터넷에서 읽은 비둘기 산바라지 후기들의 결론은 99%가 '후회막심'으로 수렴하는 듯하다. 다들 처음엔 측은지심에 쫓아내지 못했다가, 나중엔 똥&깃털 폭탄과 알 까기 무한루프😂에 나가떨어진 것 같던데. 나 역시 같은 전철을 밟게 될까 우려스럽긴 하지만 그래도 뭐 어쩌겠는가. 이미 시작된 걸.비둘기 부부가 드나드는 왼쪽 코너를 제외한 난간 전체에 버드 스파이크를 설치했는데, 그 덕에 다.. 2026. 10. 15. 오늘의 둘기네 #03 알 발견 13일째. 그동안 관찰하며 알게 된 것: 흰둥이는 야간조+장시간 근무를 담당한다. 저녁부터 밤을 거쳐 다음 날 정오 무렵까지. 회색이는 바통을 이어받아 오후 5시 30분경까지 알을 품는다. 회색이는 인기척이 나는 즉시 발사된 미사일처럼 날아갔다 돌아오곤 해서 사진엔 좀처럼 찍히지 않지만, 근무시간만큼은 잘 준수한다. 교대 장면을 직접 포착한 건 딱 한 번. 흰둥이가 날아오자 둘이 잠시 구구거리더니 약 10~15초 후 회색이가 자리를 떠났다. 상당히 규칙적이고 손발도 잘 맞아 보인다.오늘의 특이사항: 그저께까지만 해도 없던 나뭇가지 두어 개와 마른 나뭇잎들이 알 주변에 놓여 있다. 원래 우리 베란다에는 없던 것들이라 둘기들이 가져다 놓은 게 확실해 보이긴 하는데...설마 이게 업그레이드한 둥지니... 2026. 10. 10. 500년 만의 단발 단골 미용실에 걸려 있는 모나리자. 단발이 상큼해요. 2026. 10. 10. 도마 깎는 노인(?) 새 도마들이 도착했다. 제발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일이 기어이 일어나려 할 때, 아니, 어쩌면 이미 일어났는지도 모르지만 아직은 확정되지 않은 조마조마한 시간 속에서, 이런 소소한 위로가 얼마나 소중한지 모른다.올리브나무 제품을 만들어 파는 M씨를 알게 된 건 Etsy에서 쟁반 하나를 주문하면서부터였다. 물건이 맘에 쏙 들어 후한 평점을 남겼더니, 판매 목록에 없는 것도 얼마든지 만들어줄 수 있으니 필요할 때 연락하라고 했다. 그래서 원하는 크기와 높이의 도마를 주문했고, 그 이후부터 단골이 되었다. 흔한 게 도마인데도 내 바람에 꼭 들어맞는 물건을 찾는 건 의외로 풍요 속의 빈곤일 때가 있다. 조건에 얼추 맞는 걸 찾아내도, 원목이 올리브나무가 아닌 경우가 대부분. 그런 면에서 M씨를 알게 된 건 행.. 2026. 10. 9. 오늘의 둘기네 #02 알 발견 5일째. 비 내리는 저녁. 오늘도 알 품기에 여념이 없음. 얼마나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17일쯤이면 부화를 한다고 한다. 혹시 오늘은 퇴근해 보면 몬생긴 꼬물이들이 나와 있는 건 아닐까 😱 (새를 무서워 함. 특히 비둘기;;)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는 빼꼼 내다보곤 한다. 둘기는 이제 우리집 인간들을 '위험도 낮음'으로 학습한 것 같다. 전보다 경계가 느슨해졌다. (깜짝깜짝 놀래키지 않도록 신사적으로다가 배려를 해주고 있는 것도 맞다.) 어쨌거나 우리집 한쪽에 터를 잡은 이상, 어미와 새끼새들이 무사히 날아갈 때까지 안전하게 있다 가기를 바란다. 어제는 한 독일 사이트에서 비슷한 경우의 후기를 읽었다. 지켜보는 동안 정이 든 나머지, 비둘기 부모와 새끼새들이 떠날 때 눈물이 났다는데. 나는.. 2026. 10. 2. 이전 1 2 3 4 ··· 19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