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161 오늘의 둘기네 #04 알 발견 18일째.품기 시작한 지 17~19일쯤이면 부화한다고 하니, 우리집 둘기네도 얼추 때가 되었다. 요 며칠은 내다보기 전에 심호흡부터 한다. 흰둥이의 자세는 매일 너무나 한결같다. 지난 주말에 찍은 거였나. 오늘도 복사+붙여넣기 한 것처럼 똑같다. 가끔 알 하나가 삐져나와 있기도 하지만 뭐 어련히 알아서 잘 품겠지.인터넷에서 읽은 비둘기 산바라지 후기들의 결론은 99%가 '후회막심'으로 수렴하는 듯하다. 다들 처음엔 측은지심에 쫓아내지 못했다가, 나중엔 똥&깃털 폭탄과 알 까기 무한루프😂에 나가떨어진 것 같던데. 나 역시 같은 전철을 밟게 될까 우려스럽긴 하지만 그래도 뭐 어쩌겠는가. 이미 시작된 걸.비둘기 부부가 드나드는 왼쪽 코너를 제외한 난간 전체에 버드 스파이크를 설치했는데, 그 덕에 다.. 2026. 10. 15. 오늘의 둘기네 #03 알 발견 13일째. 그동안 관찰하며 알게 된 것: 흰둥이는 야간조+장시간 근무를 담당한다. 저녁부터 밤을 거쳐 다음 날 정오 무렵까지. 회색이는 바통을 이어받아 오후 5시 30분경까지 알을 품는다. 회색이는 인기척이 나는 즉시 발사된 미사일처럼 날아갔다 돌아오곤 해서 사진엔 좀처럼 찍히지 않지만, 근무시간만큼은 잘 준수한다. 교대 장면을 직접 포착한 건 딱 한 번. 흰둥이가 날아오자 둘이 잠시 구구거리더니 약 10~15초 후 회색이가 자리를 떠났다. 상당히 규칙적이고 손발도 잘 맞아 보인다.오늘의 특이사항: 그저께까지만 해도 없던 나뭇가지 두어 개와 마른 나뭇잎들이 알 주변에 놓여 있다. 원래 우리 베란다에는 없던 것들이라 둘기들이 가져다 놓은 게 확실해 보이긴 하는데...설마 이게 업그레이드한 둥지니... 2026. 10. 10. 500년 만의 단발 단골 미용실에 걸려 있는 모나리자. 단발이 상큼해요. 2026. 10. 10. 도마 깎는 노인(?) 새 도마들이 도착했다. 제발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일이 기어이 일어나려 할 때, 아니, 어쩌면 이미 일어났는지도 모르지만 아직은 확정되지 않은 조마조마한 시간 속에서, 이런 소소한 위로가 얼마나 소중한지 모른다.올리브나무 제품을 만들어 파는 M씨를 알게 된 건 Etsy에서 쟁반 하나를 주문하면서부터였다. 물건이 맘에 쏙 들어 후한 평점을 남겼더니, 판매 목록에 없는 것도 얼마든지 만들어줄 수 있으니 필요할 때 연락하라고 했다. 그래서 원하는 크기와 높이의 도마를 주문했고, 그 이후부터 단골이 되었다. 흔한 게 도마인데도 내 바람에 꼭 들어맞는 물건을 찾는 건 의외로 풍요 속의 빈곤일 때가 있다. 조건에 얼추 맞는 걸 찾아내도, 원목이 올리브나무가 아닌 경우가 대부분. 그런 면에서 M씨를 알게 된 건 행.. 2026. 10. 9. 오늘의 둘기네 #02 알 발견 5일째. 비 내리는 저녁. 오늘도 알 품기에 여념이 없음. 얼마나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17일쯤이면 부화를 한다고 한다. 혹시 오늘은 퇴근해 보면 몬생긴 꼬물이들이 나와 있는 건 아닐까 😱 (새를 무서워 함. 특히 비둘기;;)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는 빼꼼 내다보곤 한다. 둘기는 이제 우리집 인간들을 '위험도 낮음'으로 학습한 것 같다. 전보다 경계가 느슨해졌다. (깜짝깜짝 놀래키지 않도록 신사적으로다가 배려를 해주고 있는 것도 맞다.) 어쨌거나 우리집 한쪽에 터를 잡은 이상, 어미와 새끼새들이 무사히 날아갈 때까지 안전하게 있다 가기를 바란다. 어제는 한 독일 사이트에서 비슷한 경우의 후기를 읽었다. 지켜보는 동안 정이 든 나머지, 비둘기 부모와 새끼새들이 떠날 때 눈물이 났다는데. 나는.. 2026. 10. 2. 펜트하우스 산후조리원 개장 비둘기가 우리 베란다에 알을 낳았다 (한숨). 며칠 전 환기하려고 베란다 문을 연 김에 볕도 좋고 해서 잠깐 앉아 있었다. 그런데 구석에서 비둘기 한 마리가 살금~ 살금~ 나오더니 휙 날아가는 거였다. 수상한데! 🤔 구석에서 뭐 한 거지?? 하고 들여다보니 알 두 개가. 알들이 걱정됐는지 날아갔다가 금방 돌아와 살피고 있음.참 나 웃겨서. ㅋㅋ그런데 바닥에 알 두 개만 떨렁 있는 광경에 어이가 없었다. 이게 둥지니...? 😂 하다 못해 나뭇가지라도 좀 놔야 하는 거 아닌지. 챗지피티 말로는, 비둘기는 원래 둥지를 공들여 안 짓는다고 한다. 게다가 울집 베란다 조건이 이미 완벽(!)했기 때문일 거라며. 꼭대기층, 푹신한 인공잔디 깔려 있지, 게다가 그 옆에 놓여있던 택배박스 덕에 시야까지 교묘히 가려진.. 2026. 9. 30. 이전 1 2 3 4 ··· 19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