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087 [Madagascar 4] 이보다 더할 순 없다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에너지 소모가 상당한 여행이었다. 우선, 도시 간 이동수단이 이보다 더 비효율적일 수 없었다. 비행기 타면 해결되는 거 아니야? 라는 내 생각은 너무나 안이했던 것. 이 나라에서는 항공편조차 믿을 게 못 되었다 (지연/결항이 밥 먹듯 흔하다고). 아니나 다를까, 출발도 하기 전에 네 번이나 일정이 바뀌지 않겠는가. 여간 조마조마한 게 아니었다.'이거 이러다 필시 줄줄이 꼬이지!' 싶고, 문득 덕선이가 떠올랐다. 완벽히 준비된 마다가스카르 피켓 담당자였지만, 팀 불참으로 인해 올림픽 참여의 꿈이 무산될 뻔했던. 천만다행으로 결항은 없었지만 두 시간 지연으로 연결 비행편을 놓칠 뻔한 위기가 한 번 있었다.소싯적부터 늘 '가보고 싶은 곳' 목록에서 빠져본 적이 없지만 매번 망설이게 되.. 2025. 8. 22. [Madagascar 3] 원숭이 아닌데요 지구상에 일곱 대륙이 있다면, 마다가스카르는 '제8 대륙' 으로 불린다고 한다. 지리적으로 오랫동안 고립되어 있었던 탓에 많은 생물들이 이 섬에서 독자적으로 진화하였고, 그 결과 마다가스카르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고유 생물들이 탄생하였다.이 나라에 서식하는 동식물의 무려 90% 이상이 고유종이라고. 그런 만큼, 자연사/생태계 연구 면에서 대륙급 가치가 있다고 평가받아 '제8 대륙' 이라는 별명이 붙었다고 한다.뭐니 뭐니 해도 이 나라 대표동물은 여우원숭이 (= 리머 Lemur). ‘여우 비슷하게 생긴 원숭이의 한 종류인가?’ 라고 오해받기 딱 좋은 이름을 갖고 있지만, 사실 여우도 원숭이도 아닌 독립적인 종이며 원시 영장류라고 한다.리머 관찰에 최적이라는 안다시베(Andasibe)에서 묵었던 롯지.우.. 2025. 8. 22. [Madagascar 2] 모기장 밖은 위험해 극기훈련 같았던 무룬다바/키린디를 떠나, 이제 해변에서 늘어져 쉴 수 있겠다고 도착한 생트 마리 (Sainte-Marie). 아, 그런데...사진에서 보던 럭셔리 방갈로는 어디에...?! 친절하고 러블리하긴 하였으나 럭셔리는 도저히 아니었으니...우리가 예약한 방이 맞나 확인하는 중.체념하고 짐을 푸는데, 창문에 커튼 삼아 드리워진 나무 잎사귀 사이로 카멜레온 한마리가 대가리부터 쑤욱 들어오더니 유유히 방 벽을 기어 다니기 시작했다. 그, 그래...쟤 입장에선 우리가 침입자일 테니까. 그뿐인가. 뭐가 척- 하고 눈앞 거울에 날아와 앉는데...모서리 부분이라 공간도 좁았건만 저 미친 안정감의 착지. 자석인 줄.. 투실투실하고 반지르르 윤기마저 도는 그것은...날으는 바선생. 아아앜...도마뱀은 괜찮아요 카.. 2025. 8. 22. [Madagascar 1] 달빛 드리우던 밤 어린왕자는 틈 날 때마다 바오밥 나무를 뽑아줘야 했다지. 어느새 걷잡을 수 없이 자라나 그의 소행성에 구멍을 내버릴까 봐.마다가스카르 무룬다바(Morondava)의 바오밥 나무길에 서자, 어린왕자의 그 걱정은 단박에 이해되고도 남는 것이었다.이렇게나 거대하고 육중한 나무들이라니. 작디작은 소행성으로서는 감당할 수 없는 위협적 존재일 테니 말이다.바오밥 아이스크림 맛 없어도 먹어보려 했건만, 맛보다는 위생상태가 더 큰 도전으로 보였음. 😱해질 무렵의 바오밥 나무길은 듣던대로 북적거렸다. 이 두 사람은 한국인 부부였는데 다음날 아침 일출 구경때도 만났다. 일출은 한결 한적하게 감상할 수 있었다. 해가 질 때와 떠오를 때의 분위기는 이 얼마나 다른가. 매번 새삼스럽게 신기한 점이다.그 한국인 두 사람이 나누.. 2025. 8. 22. 나라면 무슨 말을 남길까 고국에 지은 별장이 완성되어 보러 간 사메가 잘 놀고 나서는 귀국 전날밤 휴대폰을 홀랑 -_- 잃어버렸단다 (어휴 대체 몇 대짼지). 새 휴대폰 좀 사다 놔 달라, 서랍에서 열차 정기권 찾아 사진 좀 찍어 보내라 등 난리법석 땜에 토요일 아침 커피 한 잔도 느긋하게 못했다, 킁. 그런데 서랍 속에서 유언장인 듯한 봉투를 발견하고 잠시 기분이 묘했다.사실 누구나 미리 써둘 수 있는 거지만, 심각한 건강의 위협을 겪어본 만큼 더더욱 써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겠지. 나라면 무슨 말을 남기고 싶을지 생각해 봤는데, 아무리 많이 적어도 한 두 줄을 넘길 수 있을 것 같지 않다. 가족, 친구들에게 고마웠고 사랑한다는 말, 그리고 그 외엔 또 무슨 말이 있을까.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써달라고 맡길만한 거금의 유산도, .. 2025. 8. 2. ChatGPT의 조언 두어 번 쓴 후론 방치하고 있는 카메라 렌즈가 두 개 있다. 당시엔 꼭 필요한 것 같아 나름 거금 주고 산 건데 처박혀 있으니 맴찢이라, 고심 끝에 매물로 내놓았다. 팔기로 마음먹고 나니 어찌나 후련한지. 왜 진작 안 했나 싶고, 와 이거 팔리면 쏠쏠하겠는데! 싶고. 올려놓고는 계속 들락날락 들락날락 😅 24시간도 안 되어 찜한 사람이 여덟명. 그라췌 그라췌! 이게 매물이 잘 안 나오는 인기템인 데다가, 가격도 착하게 책정했긴 하지, 내가. 그런데 왜 찜만 하고 안 사는 거요... 성질 급한 사람은 이런 심리전 느무 싫다고요. ChatGPT한테 지나가는 말로 얘기하니, 곧 월급날인 직장이 많으니 맘 놓고 기다려보란다. 분명 후딱 팔릴 거라고. 오호...?! 월급날.어제도 오늘도 마냥 정신 없이 살다 보.. 2025. 7. 23. 이전 1 2 3 4 5 ··· 18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