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1067

나름 괜찮지 아니한가 12월 31일 밤의 불꽃놀이를 증맬루 싫어한다. 펑펑거리는 소음도 싫거니와, 놀라 월월거리는 동네 개들도 딱하다. 뭣보다도 그 소리는 월요일 증후군을 있는대로 자극한다. 아니, 월요일 정도면 양반이게! 그보다 두 세 배는 심한 '새해 증후군' 을 도지게 한다. 일 년 중 가장 고대하던 크리스마스 휴가가 끝나버렸음을 알리는 소리요, 기상 알람 울리기 1분 전 같은 순간이기도 하다.그런데 그 불꽃놀이 이제 안 한단다. 적어도 우리 읍내에서는 (듣던 중 반가운 소식). 공식적인 불꽃놀이가 없어진 게 영 아쉬운 모양인지 개인이 벌이는 펑~ 펑 소리가 간간이 들려오긴 한다만 이 정도야 뭐 애교로 봐주고 말고. 그다지 새해 같지 않게 시작하는 새해- 그것도 나름 괜찮지 아니한가. 조용하고 시시하게 시작해, 예상 .. 2025. 1. 1.
산골마을의 크리스마스 원래 계획대로라면 우유니 소금사막에 가 있었을 크리스마스인디. 인생이란 계획대로만 흘러가지는 않는 재미난(...) 것. Grächen (그레헨)이라고, 체르마트 근처의 작은 산골마을에서 성탄절을 보냈다. 휴가에 여행도 못 가고 만날 집에서 밥 하는 내가 불쌍했던지 (아님 자기가 눈치 보였나 ㅋㅋ) 사메가 즉흥적으로 추진한 바람쐬기였다. 사메는 요즘 방사선 치료중인데 거의 매일 병원에 가야 해서 2박 넘게는 집을 떠날 수가 없다. 그리하여 이 마실도 단 2박이었다. 발코니에서 마테호른이 보이는 것 말고는 별다른 구경거리는 없는 곳.눈 밟으며 산책이나 하고곤돌라로 좀 더 높이 올라가면 스키 눈썰매 등을 할 수 있다. 사메가 눈썰매 두 번 탈 동안 나는 타는 시늉만 좀 하다가 ㅎ 카푸치노 한 잔 마시며 멍 때.. 2024. 12. 27.
K-치킨의 세계 지난주에 한국 가서 맛있는 건 먹지 못했다 (내 기준 맛있는 거= 밀가루). 아직 키토식단 중이다보니 맘 놓고 외식할 게 많지 않았다. 그래도 치킨 정도는 괜찮지? 싶어서 배달의 민족을 들여다 봤는데...세에상에.. 이것이 한국치킨의 위엄인가!브랜드도 메뉴도 왜 그리 많은지. 😲 내가 기억하는 건 페리카나랑 처갓집 정도인데;; (아... 이런 70년대에 이민 간 교포같은 말을 하게 되다니)현란한 K-칙힌의 세계에서 동공지진하다 첫번째로 주문해본 것은 굽네 고추 바사삭 (당 함유량이 그나마 적어서). 그런데 실망이었고.. 다음엔 좀 닭 같은 닭을 먹어보자며 교촌 간장+마늘소스인가를 택했는데 그건 맛있었다. 치킨무랑 콜라 없이 먹으려니 많이는 못 먹었지만.다음번엔 방황 없이 직진할 수 있게 미리 공부라도 .. 2024. 12. 22.
소원을 말해봐 우환 있는 와중에도 출근 안 하는 건 씐나고 (휴가 중) 맛있는 거 먹으면 즐겁고 그렇다. 다만, 해감 덜 된 바지락 칼국수 먹는 기분 같달까. 국물 감칠맛 죽인다, 캬...하다가도 마지막에 버적거리며 씹히는 모래- 그 비슷한 찜찜함이 늘 감정 밑바닥에 깔려 있다. 오늘은 스테이크를 구워 먹었다.미리 크리스마스 기분으로다 리스 샐러드도.이건 인스타에서 보고 따라한건데 크림치즈로 만든 크리스마스 트리 (초록은 파슬리, 빨간 건 석류알). 아이고, 똥손은 크리스마스 기분 내기도 힘들구먼.조촐한 미리 크리스마스.날이 추워 토마토 수프도 한솥 끓였다.크리스마스 시즌에 집에 있는거 한 20년만인 것 같다.매년 이맘때면 여행을 떠나곤 하다가 금년엔 집에서 보내려니 좀 낯설다.11월 말부터 열린 읍내 크리스마스 마켓.. 2024. 12. 19.
다시 가고 싶은 카페 서울에서 묵었던 호텔 근처의 작은 카페. 즉흥적으로 들어가 카페라떼를 주문했는데 깜짝 놀랄 만큼 맛있었다. 오...한국커피는 이 정도란 말인가! 싶어 다른 몇 군데도 들러봤으나 여기만큼 입에 맞는 곳은 없었다. 단맛 하나 없이도 아쉽지 않은 고소하고 맛있는 커피였는데...매일 아침 그 카페라떼를 마실 수 있다면. 2024. 12. 19.
지난주의 서울 시기로 보나 호텔 위치로 보나 이보다 완벽(...)할 순 없었다. 마침 이 때에 이 곳이라니. 우연치고는 참으로 절묘한.일주일 내내 듣다 보니 집회에서 하는 떼창 레퍼토리까지 다 꿰게 되었다. 탄핵이 가결된 다음날이자 서울 방문의 마지막 밤인 오늘, 집회 없는 적막한 대로가 낯설게 느껴진다. 어우 야 이모 머리 왜 저렇게 그려놨냐 (동생의 설명: 여자 머리를 어떻게 그려야 될 지 몰라 다 저렇게 그린다고 함. )그래도 이모의 노력을 알아봐준 감동적인 일기.엄마 폰에서 발견한 누군가의 톡. 고작 일주일이지만 환자를 혼자 두고 와 마음이 편치만은 않았는데 잘 있구먼. '귀하의 배려' 아 놔.. 대통령 탄핵 표결날 여의도에서 가족모임 해보신 분? 바로 우리가족... 아이고. 😂 2024. 12.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