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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스토랑

일단 밥은 먹고 합시다

by SingerJ 2021. 11. 2.

오늘 기분이 언짢다는건 아침부터 진작에 느낄 수 있었다. 이런 날엔 소모즈라도 된 듯 온 소리란 소리가 크게 들리는 걸로 시작하는 것이다. 키보드 소리가 유난히 거슬리고, 내 사무실 바로 옆 회의실에 모인 임원들은 오늘따라 왜 그리 으헐헐 크학학 산적떼 -_-;; 마냥 웃어제끼는 것이며, 집집마다 월드컵 축구만 보는지 (하긴, 모든 경기 다 보는 사람 우리집에도 있지.. -ㅅ-) 탄식에, 고함에, 환호에...저녁마다 시끄러워서 원. 이런 날엔 모든 소리가 하나하나 증폭되어 신경을 긁어대는 것만 같다. 하...이런 날도 있는거지. 차라도 한 잔 하며 calm down 하는거야..

이집트산 히비스커스가 큰 병으로 세 병이나 생겨서, 히비스커스 냉차팬인 사메가 요즘 열심히 우려 마시고 있다.

내일은 또 어떤 새로운 짜증스런 일이 생길까요 몹시 설레는데 -_-; 아무튼 오늘은 이만하면 되었다. 빛깔도 이리 고운 클레오파트라의 차를 마시면서 험악한 기분이나 품으면 쓰겠능가.

세상만사 다 귀찮지만 그래도 내일 점심은 먹고싶기에 ㅋㅋ 간단한 참치파스타를 하는 걸로. 삶은 스파게티에 참치 통조림을 넣고 (살코기 덩어리가 좀 큼직하게 살아있는 걸 쓰는게 좋다)

파슬리를 넉넉히 썰어넣고 (너무 잘게 썰지 말고 숭덩숭덩), 올리브도 있으면 좀 넣고,

레몬즙과 레몬제스트를 넣어 느끼함을 덜어주고.. 소금, 후추, 올리브기름, 면 삶은 물을 좀 넣어서 버무린다.

개인적으로 이 파스타에서 제일 맘에 드는건 토핑인데, 빵을 잘게 부숴 바삭하게 5분 정도 구운 후 파스타 위에 뿌려먹는다. 도시락으로 쌀 때는 빵가루가 눅눅해지지 않도록 따로 담아준다.

그래 역시 인간은, 날이 좋아서, 좋지 않아서, 혹은 적당해서...아무튼 일단 밥은 먹고 보는게 맞는 것 같다. 오늘 나를 짜증나게 한 그 인간도 지금쯤 저녁밥을 먹고 있을까. 맛있게 먹고, 잘 쉬고, 내일은 잘 좀 해보시오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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