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천득씨의 별세소식을 듣고 왠지 울적했다.
그 참한 문장들도 주인 따라 멀리멀리 가버릴 것만 같아서
책꽂이에서 그의 수필집을 꺼내 한 번 쓰다듬어 보기까지 했다.
문득문득 폼페이 폐허 같아지는 가슴 한 켠.
외로움은 그렇게 나날이 깊어간다. 그리고 점점 더 막연해진다.
심심한, 연애하고 싶은- 차라리 그런 알기 쉬운 종류라면 좋을텐데.
심지어 결혼하고도 외롭다고들 하니 (믿고 싶지 않지만)
외로움이라는 이 어려운 감정의 출처는 대체 어디인 걸까.
문학계의 큰나무는 떠나고.. 스산한 바람 이는 밤.
외로울 때 보자고 산 별인데 이젠 그 별만 보면 외롭구나.
하나모토의 말대로 정말 '그저 그뿐' 일까.
오늘도 해답은 알지 못한 채
별이 지네, 별이 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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