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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스토랑

감자와 그릴과 삼천포로 빠지는 상념

by SingerJ 2021. 11. 2.

때는 grill의 계절. 주말만 되면 온 동네가 지글거리는 것 같다. 우리집도 예외는 아니다. 이런 날엔 원래 샐러드 한가지만 후딱 만들면 끝이지만, 오늘은 싹 나기 일보직전의 감자가 넘쳐나는 관계로 뭔가 처치용 side dish를 해먹기로 했다.

먼저 로스트 포테이토.

제일 간단한 방법은 뭐니뭐니 해도 생감자를 그대로 썰어 기름(또는 버터)+ 소금 후추+ 허브에 버무려 구워내는 것이겠으나, 더 바삭하게 먹고 싶다면 역시 수고가 쪼매 더 필요하다. 감자를 미리 삶아서 굽되, 삶는 물에 베이킹 파우더도 좀 넣어주란다.

Youtube 쉐프님 왈, 이렇게 하면 알칼리성이 감자표면을 거칠게 만들어 훨씬 바삭하게 구워진다고 한다. 해보니 진짜 이 방법이 제일 바삭한 것 같아서 매번 이렇게 해먹게 되었다.

이왕이면 마늘과 허브도 그냥 넣는 것 보다는 기름에 향을 미리 배어들게 해주면 좋다.

다진 마늘+로즈마리를 기름에 잘 우러낸 후 건더기는 걸러내고 (나중에 감자에 뿌릴 예정)

기름은 감자에 버무린다. 표면이 뭉개져 보이지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굽고 나면 바삭한 겉면으로 변신.

다 구워지면 아까 걸러놨던 마늘+로즈마리 건더기를 잘 섞어주고 신선한 파슬리도 있으면 뿌려준다.

다음은 감자샐러드 간단버전 (오이 당근 등이 들어가지 않은). 삶은 감자와 삶은 계란을 부수어 섞고, 잘게 썬 양파와 샐러리를 넣어준다.

드레싱은 집집마다 좋아하는 버전이 따로 있겠지만 나는 주로 계란 1~2개, 식초 반 컵, 우유 반 컵, 설탕 2숟갈, 머스터드, 소금, 후추, 그리고 버터와 전분을 약간 넣어 약한 불에서 걸쭉하게 끓이다가 식으면 마요네즈를 섞는다.

음식이 구워지는 동안 사메가 갑자기 옛날사진 정리를 하겠다며 식탁 위에 늘어놓는 바람에 사진구경에 빠져버렸다. 작은시누가 아버지 판박이구먼. ㅎㅎ

나도 괜히 부모님 폴더를 뒤적이게 되었다. 막내 결혼하는 날 엄마 아부지 두 분 다 유난히 감회가 깊으셨던 듯 하다.

그러고 보니 내 손으로 부모님 한 상 차려드린 적이 있던가? 밖에서 대접하거나 간단한 간식 정도면 모를까 제대로 한 상 차려본 적은 없지 싶네. 구워진 음식을 바쁘게 접시에 나눠 담고 있는 남편한테 물어보니 자기도 (물론) 없단다. ㅋㅋ;; 으이구 자식이 뭔지... -_-ㅋ;; 제 입에 들어갈, 남편 또는 마누라 입에 들어가는 음식이나 열심히 차리고 있지 어쩜 부모님한테는 한 번을 해드린 적이 없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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