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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스토랑

호박면

by SingerJ 2021. 11. 3.

집이 가까워질수록 길은 멀어진다지 않는가. 진리다. 목표치가 코 앞이 되자 살 빠지는게 이리 더딜 수가 없다. 사실 정체상태인건 살보다도 마음가짐인 듯. 이제 거의 다 왔다고, 달리기를 하기만 하면 그까이꺼 다 빠진다는 오만한 확신까지 생겨갖고는 더이상 절박하지가 않은거다. 근데 오늘따라 쪼끔 불안하긴 하다. 달리기만 하면 빠진다는게 과연 언제까지 유효할까 말이지.. 한 해 한 해가 다른게 다이어트인데 조만간 이 정도 운동으로는 어림도 없는 때가 오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든 김에 호박면을 해먹기로 한다.

내 인생 최고덩치를 찍었을 때 이것만큼 다이어트에 도움을 줬던게 없다. 한여름에도 따뜻하지 않은 음식은 먹기 싫어하는 나에게 샐러드나 월남쌈 같은건 증말 두 번은 먹기 싫은 다이어트식이었는데, 따뜻한 호박면 한접시는 그때마다 참 고마운 존재였다.

Spiralizer로 면발을 뽑아

올리브유에 살짝 볶는다. 숨이 너무 팍 죽어버리면 흐물거리므로 살짝만 익히면 충분하다.

이 와중에 아보카도+바질 페스토를 듬뿍 넣어 먹는건 살을 거의 다 뺀 자의 작은 여유인가 아니면 차마 버리지 못한 식도락에의 한조각 미련인가. ㅋ

아니면 다 된 밥에 코 빠뜨리는 치명적 실수일 수도. ㅎㅎ

새우도 몇 마리 얹어주면 '내가 이런거나 먹으면서 꼭 살을 빼야 하나' 라는 처량한 생각을 없앨 수 있다. ^^ 이거 월요일 도시락으로 싸줄까? 하니 사메가 기겁을 한다. ㅋㅋ (저런 육식공룡 같으니라고) 옷장구석에 처박힌 옛날옷들아...더는 머지 않도다...기필코, 이제 곧, 너희들의 시대가 돌아오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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