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공포장기가 왔다. 하루가 멀다 하고 택배가 오니 사메가 어슬렁거리며 나와서는 또 뭐가 왔냐고 ㅋㅋ 어허~ 꼭 필요한거야! ㅋㅋ 내가 어디 쓸 데 없는거 사는거 봤수! (...라고 말하는데 강하게 밀려오는 의구심) 그래, 없어도 되는걸 좀 많이 사긴 하지 내가. 근데 사람이 어떻게 꼭 필요한 것만 쓰고 사나. 세상엔 너무나 많은 nice to have들이 있는 것! 사실 아내나 남편이나 자식도 사는 데 꼭 필요해서 결혼하고 낳고 하는건 아니지 않습니까? ^^
근데 이거는 진짜 오래전부터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식구가 단 둘이다 보니, 그리고 밥을 주말에만 해먹다 보니 쓰고 남은 식재료를 제때 먹어치우는 것도 거 참 일이라면 일이었는데 이제 진공포장을 해두면 좀 느긋하게 두고 먹을 수 있으려나. 날것은 물론이고 양념한 식재료, 또는 다 조리된 음식을 얼리지 않고도 신선하게 보관할 수 있어 좋겠다. 냉장고에 그냥 두는 것보다 5-8배는 더 길게 신선도가 유지된다고. 캠핑 갈 때도 요긴할 것 같고, 그 외에도 여행 갈때 옷 부피 줄이기, 은 주얼리 변색방지 등에도 사용할 수 있다.
뭐니뭐니 해도 이 한국인의 궁극의 목표는 역시 김치포장이 아니겠는가. 나처럼 안 익은 김치를 좋아하지만 김치냉장고가 없는 사람에게 이 물건은 대단히 유용해 보인다. 오...퐌타스틱. 어메이징. 실온에 놔두고 온 김치가 휴가 다녀와보니 팍 익어있는 비극 같은건 이젠 없는거야.. 락앤락통을 비집고 나온 김치냄새가 냉장고문을 열 때마다 훅 풍기는 일도 없을거고. 새모이마냥 담가서 한 두 번만에 다 먹어치우지 않아도 된다. 그냥 안 먹고 말지 라며 포기해버리지 않아도 괜찮다! 아니 이런 요긴한 걸 난 왜 이제서야 샀을까.
단점은 쪼매 시끄럽다는 것. 그리고 전용 포장지가 아주 저렴하진 않기 때문에 진공포장을 너무 남발하지는 말고 꼭 필요할 때만 하는 자제력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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