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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동동구리무 그 언니

by SingerJ 2021. 11. 4.

초콜렛+ 꿀 섞은 팩이 그리 좋다길래 당장 해보기로 함. (펄럭귀)
카카오 99% 여기도 있더라. 50%, 70%, 85%, 99%- 네 가지 나오는데, 맛이 어떤가 함 먹어볼라고 샀다.

피부 꺼칠해지는 환절기엔 으레 그 언니가 생각난다.
그녀가 준 '동동구리무' 만큼 금세 뺨 보드라와지는 게 없었는데.
'태옥' 이라는 이름과 뽀얀 피부를 가졌던 그 언니. 엄마의 옛날 제자인데, 결혼하기 전까지 우리집에 가끔 놀러왔었다.
과자도 듬뿍 사오고 무척 상냥해서 매번 반가웠던 기억이 난다.
이여사의 회고에 따르면, 매우 총명하고 예의 바른 아이였으며 할머니와 단 둘이 사는 어려운 형편이었다 한다.
당시엔 어려운 집이 한 둘이 아니었긴 하지만, 그 언니는 유독 눈에 밟혀서 육성회비를 내주거나 간식을 챙겨주거나 했다는데.
그런 소소한 것들을 기억하고는 장성해서도 꼭꼭 안부 묻고 인사를 오더란다.
(다혈질 경상도 여인 이여사에게 그런 풋풋한 과거가 있었을 줄은.)
우리집에 올 때마다 수녀님이 천연재료로 만들었다는 크림을 선물로 주곤 했는데
엄마 몰래 훔쳐 바르고는 뿌듯함에 젖어 잠들던 기억.

잘 살고 있을지, 아직도 피부는 백옥 같을지.
가을바람 불면 문득 궁금해지는 동동구리무 그 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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