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의 시간은 그 여행 중에서 가장 편하고 순탄했다.
그건 독일친구 안젤라의 신세를 졌던 덕이 가장 컸고, 기타- 정확한 기차시간, 쾌적한 숙소- 덕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독일은 유스호스텔의 창시국으로서, 가격대비 매우 모범적인 시설을 자랑한다.)
안젤라와, 다른 7명의 친구들과 함께한 별장에서의 3일은 인상적이었다.
배터지게 얻어먹고, 게임을 하고, 편히 잠들며 94년의 끝을 유쾌하고 북적대며 맞았던 것 같다.
그리고 8년 후, 나는 그 은혜를 라이프치히에서 대강은 갚게 된다.
그리고 다시 떠난다. 하이델베르크→ 뮌헨→ 퓌센으로 이어지는 여정.
뮌헨은 글쎄, '무난한' 대도시로 기억에 남아 있다. 무매력 무말썽의 곳이었달까.
그래도 BMW 전시장은 내 취향엔 상당히 재미있었고, 우반(U-bahn: 지하철)역을 가르쳐 줬던 터프한 여학생도 기억에 남는다.
참. 마리엔 광장에 시계가 하나 있는데...그 뭐지...퍼포먼스가 일어나는 시계.
시간상 이 시계를 못 보고 온 후, 나중에 한 번 더 들르려 하자 그때 잠깐 같이 다니던 한국언니들이 극구 뜯어 말렸다.
"전 그럼 내일 뮌헨 다시 갔다가 갈래요."
"왜?? 뮌헨을 또 가? 뭐 볼 게 있다고."
"저 그 시계 안 봤거든요."
(자고 있던 다른 언니를 흔들어 깨우며) "야야, 일어나서 얘 좀 말려봐!"
(다른 언니 침 닦으며) "왜..."
"얘가 글쎄 그 시계 보러 뮌헨 다시 간대!"
대략 그런 스토리였음. (우우...말릴 때 들었어야 되는 건데.)
프라하의 천문시계 정도면 상당히 재미있다고 할 수 있겠는데 뮌헨의 시계는 도저히 그 정도가 아닌 것이었다.
그러나. 기대 이하의 곳이 있으면, 이를 상쇄시켜 주는 곳 또한 있는 법.
뮌헨 근교의 퓌센이 그러했다. 높은 곳에서 희게 빛나는 노이슈반슈타인 성은 정말로 신비로웠다.
나에게 영어로 길 가르쳐주는 손자를 뿌듯해하며 바라보던 할아버지, ^^
기차를 잘못 타서 뜬금 없이 잘쯔부르크까지 갔던 띨띨한 나... -_-;; 기억난다. 훗.
참. 한글로는 '짤즈부르크' 라고 종종 오기(誤記)되던데 이유를 모르겠다.
뭐 독일어니깐 틀려도 용서한다 (아무도 나의 용서 따윈 필요 없건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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