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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Turkey #1] 지금 만나러 갑니다

by SingerJ 2021. 11. 4.

세 시간 남짓을 날아 터키 이즈미르 (Izmir) 에 도착했다.
친구들과 만나기로 한 데니즐리 (Denizli) 까지는 여기서 다시 버스로 4시간.
만나서 곧장 카파도키아행 야간버스를 타기로 했으므로 혹 나 때문에 늦어지는 일이 없게끔 어서어서 합류할 필요가 있었다.
급히 버스 터미널로 이동, 표를 사고, 지니에게 전화도 한 후에야 비로소 내가 입고 있는 점퍼가 너무 두껍다는 걸 알아차렸다.
비 오는 써늘한 새벽에 라이프치히를 출발했던 지라 아직도 한창 여름 같은 터키의 햇빛이 조금은 낯설었다.

터키에서는 도시간 이동을 주로 버스로 하는 모양인데, 그 점에선 크로아티아와 비슷하지만 서비스는 터키 쪽이 나은 것 같았다.
승무원 아저씨가 손 세척제, 과자, 커피 등을 싹싹하게 챙겨주었다.
기내식이 너무 짜서 거의 먹지 못했던 난 이 버스에서 주는 과자를 요기 삼아 맛있게 먹었다.
(오렌지잼이 발리고 초콜렛 눈알이 있는 해바라기 과자)
그리고는 틀어주는 음악이...마술피리와 뱀을 떠오르게 하는 삘릴리 노래.
우하하하하하... 터키에 온 거 실감 나. +_+

고대 그리스 시인 호머의 고향이란 것 말고는 아는 바가 없으나 '이즈미르' 라는 이름은 왠지 마음에 들었다.
쩝...아니지 아니야. 왠지는 무슨 왠지.
만화 <왕가의 문장>에 나오는 나의 흠모하던 미남 왕자의 이름이 이즈미르여서 그런 거잖아, 으히히.. -.-
비록 이 도시의 그 무엇도, 나와는 닿지 않은 채 그저 스쳐갈 뿐이지만 차창 밖으로 펼쳐진 들판과 올리브 나무들이 아름다웠다.
오카리나 또는 하모니카 소리가 잘 어울릴 것 같은 풍경.

혼자 오기엔 '거시기한' 나라라고 생각했던, 갈 기회가 영영 없지 않을까 생각했던 터키를 베스트 프렌드들과 함께 하게 되다니.
이래서 사람은 오래 살아야 하나 보다고 생각했다.
영화제목처럼 중얼거려 보았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
친구들을, 터키를, 그리고 거기서 함께 하게 될 시간들을-
만나러 갑니다.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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