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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Turkey #2] 만남, 그리고 카파도키아로

by SingerJ 2021. 11. 4.

데니즐리에 도착해 일행을 만났다.
매번 겪는 일이지만 신기한 것은 :
항상 거기에 있었던 것처럼, 떨어졌던 적이 없는 것처럼- 반가움 속에서도 그런 익숙함이 있다, 친구들과의 대면에서는.
한시라도 떨어지면 당장에 부재가 느껴지는 존재가 있는가 하면, 곁에 없어도 늘 존재감이 느껴지는 대상도 있다.
친구들은 아마 후자 쪽인가 보다.
다른 멤버들과 인사도 하고 왁자지껄 하는 사이 어느덧 버스는 달리고 있었다.

카파도키아까지는 약 10시간이 걸렸다. 즉 취침구간이란 말이시.
그러나 좀처럼 눈을 붙일 수가 없는 밤이었으니...이상한 남정네가 자꾸만 기분 나쁘게 쳐다보는 것이 아닌가.
그와 특히 눈이 잘 마주치는 각도에 있던 나와 박기사 (미현) 는 그의 의중이 뭘까, 각종 수상한 상상을 하며 경계하다가
문제의 남자가 내리고 난 새벽녘이 되어서야 비로소 잠이 들 수 있었다.
나는 출발 전날에 밤을 새웠고 (늦게 자는 버릇 때문에) 그 날 밤도 그렇게 자는 둥 마는 둥 넘어갔기 때문에
깨어 있는 시간이 이미 48시간째에 달하고 있었다. -o-;;

도착할 무렵이 되어 우리는 열심히 썬크림을 바르기 시작했고,
바로 그때. 한국말도 유창한 터키 남정네가 버스에 탔다 (투어 삐끼).
Info가 필요하느냐, 투어에 나가면 자기를 찾아 달라, 어쩌고 얘길 하다가
미모에 반했는지, 아니면 한눈에도 행동대장의 부리부리눈 포스를 직감한 건지
그는 우리의 남진에게 뜬금 없이 이름을 물어왔다.

터키남: 왓츠 유어 네임?

지니: 마이 네임 이즈 소피아. (능청스럽게. 난 여기서 벌써 웃다 쓰러짐.)

터키남: 오우, 소피아~! 마이 네임 이즈 %^&#. (흉내낼 수 없는 터키 발음)

지니: ...으드그??
(푸하하하하하 미쳐...그 어려운 발음을 저리 쉽게 요약하다니. 푸푸푸푸풉...)

이후 우연히 다시 만난 으드그는 소피아를 보자 반색을 했고, 함께 기념촬영.

그때까지는 나름대로 재밌는 사람이었는데, 그 후 만났던 사람들이 전부 인상적이었던지라
안타깝지만 으드그는 '인상 깊었던 사람' 랭킹에 끼지도 못하게 되고 말았다.
소피아의 유머 또한 그것이 결코 마지막이 아니어서,
남자 화장실엘 뛰어 들어 간다든가, 필살 영구댄스 선보이기,
상점 아저씨에게 터키말로 '감사합니다' 를 했는데 별 반응이 없을 시에는
다소 포악한 일면 보이기 ("아, 감사하다고!" 투로 막 소리 지름;) 등 다수의 에피소드를 제공하였다.

아무튼 그렇게 도착했다.
친구들을 보고픈 마음 만큼이나 나를 기대에 부풀게 했던
신기한 땅 카파도키아 (Cappadoc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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