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

Fiji (1) : 무소의 뿔처럼

by SingerJ 2021. 11. 6.

남들처럼 요모조모 따져보기엔 난 성미가 너무 급한지, 신혼여행지 결정에 하루가 채 걸리지 않았다. 이 속전속결 습성에 대해 성급하다고 사메는 항시 우려를 표하지만 내 나름대로 변명은 늘 있다. 결정이라는 게 원래 그런 거 아냐? - 웬만큼 따져봤다 싶으면, 그 다음엔 느낌과 운을 믿고 확 저지르는 수 밖에 없는 거. 난 단지 그 저지르는 걸 좀 빨리 하는 사람일 뿐인 것이다.

너무 성의 없이 결정한거 아닌가 좀 찔리긴 하더라. 하여 모 결혼카페에 의견을 물었더니 반응이 가지각색.
"어머 너무 비싸요. 몰디브 가고도 한참 남겠네요."
"피지가 몰디브보다 좋아요. 모르시네들." (이 분 발끈하심...ㅋㅋ 피지 팬인 듯)
"유럽을 가시지...전 스위스 가요~! 꺄~ 비용도 더 싸요~"

역시 이런건 남들한테 물어보는 게 아닌가보다. 난 누규?- 일단 샀으면 바로 다음날 반값세일을 하든 말든 관심도 없고 열도 받지 않는 굳센 소신(?)의 소유자 아닌감. 무소의 뿔처럼 가는거야! 그래서 간 피지. 300여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나라라 한다. 위치상 호주나 뉴질랜드인들이 주로 오는 것 같다.

신혼여행 떠나던 날에는 정말 많이 지쳐 있었다. 커플룩 입고 들뜬 신혼부부의 모습은 커녕 묵묵히 졸기만 해서 승무원이 일행 맞으시냐고 조심스레 물어옴. 으하하. 결혼축하 케잌을 서비스 하기로 되어 있었나본데 아무래도 우리가 맞나 의심스러웠던 모양. ㅋㅋ. 9시간을 졸다 피지에 도착. 공항에서 내렸을때 보이는 본섬의 바다는 무척 평범한 모습이라 많은 객들이 여기서 실망을 한다.

하지만 헬리콥터를 타고 본섬을 빠져나가는 동안 점점 푸르고 투명해지면서 피지의 진짜 바다가 조금씩 모습을 드러낸다.

우리 리조트는 아이들의 출입이 허가되지 않아 가족단위 여행객에게는 부적합한 반면, 부부, 연인을 타겟으로 한 호젓하고 로맨틱한 분위기를 표방하는 곳이었다. 체크인을 하고 나면 환영의 목걸이 증정과 함께 노래를 불러줌. 저 빨간 꽃은 피지 어디에나 활짝 피어있는 상징과도 같았는데 아저씨들도 귀 뒤에 즐겨 달고 다니심. ㅋ 

리조트를 고르느라 사메는 거의 수백개의 후기를 읽었었다. 나도 물론 읽었지만 어차피 남 얘기는 백날 들어봐야 남의 생각일 뿐이라는 주의라 그냥 끌리는대로 선택. 그래서 과연 이 선택은 성공적이었을까? 앞으로 묵을 5박 동안 두고 보기로 한다.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Fiji (3) : 바다  (6) 2021.11.06
Fiji (2) : My Tokoriki  (6) 2021.11.06
[Egypt] Abu Simbel  (2) 2021.11.06
[Egypt] Aswan (3) : 나일 크루즈  (0) 2021.11.06
[Egypt] Aswan (2) :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  (0) 2021.11.06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