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고 보겠다고는 했지만 리조트에 대한 우려는 사실 처음부터 거의 없었다. 모르면 비싼 걸 고르랬다고 숙박비가 상당하긴 했으나 여러모로 만족스러웠다.
세 가지 방 타입 중 'sunset pool villa' 라는 우리방은 바다에 지는 노을을 보기에 좋은 위치라고 했다. 야외용 침대, 의자, 작은 수영장이 있는 뒤뜰.
바다가 보이는 수영장. 호젓해서 좋았지만 의외로 잘 가게 되지는 않던 곳.
우리방에 있는 pool에는 더더욱 안 들어가게 되더라. 발 잠깐 담가보고 마는게 전부였네.
사메가 제일 사랑한 곳. 방에 있는 침대보다 여기에서 잠이 훨씬 더 잘 온다고.
내가 제일 좋아했던 곳은 야외 샤워실이었는데, 아....우리집에 정말 갖고 싶은 시설. 바깥 시선으로부터 완벽하게 차단되어 있고 기후가 온난해서 밤에도 무리없이 샤워할 수 있었다. 새소리, 자갈 사이로 졸졸 흘러내리는 물소리, 씻고 나면 불어오는 산들바람에 물기가 금방 마르고 알몸으로 방까지 걸어가도 아무도 보지 않으며, 물이 튈까 샤워커튼을 치거나 습기 차는 일도 없는. 피지의 유명제품이라는 '퓨어피지' 브랜드로 목욕용품이 매일 가득 채워져 있었다. 향기로운 비누와 샴푸, 그리고 질 좋은 원료로 연구실에서 갓 만들어낸 듯한 고급질감의 코코넛 로션. 집안에 욕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기가 정말 좋았다. 기후가 사계절 온화한 나라에서나 가능한 시설. 부럽도다..
리조트에서 지내는 동안 반한 퓨어피지 제품들과 그 유사제품. 결국 구매하지 않았겠나. 목욕용품에 그리 애정 없는 내가 처음으로 사고 싶어진 제품들이었다.
잘 안보이지만 꽃까지 달고 리조트 생활을 즐기고 있는 사메. 매일 저녁식사 시간에 떠나는 이들을 위해 "my tokoriki~" 라는 애절한 후렴이 있는 이별노래를 불러주는데 이 노래가 귓가에 남아 한동안 계속 흥얼거렸다. 장거리 비행과 결혼식으로 지쳤던 심신을 편안하게 쉴 수 있게 해주었던 도코리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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