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짧은 마실이기로서니 준비가 너무 대충이었나 보다. 그랜드 모스크 다음으로 꼭 가보고 싶은 곳이 매 병원 (매만 전문적으로 치료한다는) 이었는데 하필 문 닫는 날이라고. 종일계획이었는데 펑크가 났으니 갑자기 시간이 억수로 많아져버렸다.
자동차 좋아하는 사람들은 페라리 월드로, 더위를 개의치 않는 이들은 사막투어를 대안으로 택하고, 이도 저도 아닌 나는 아직 남은 투어버스 pass로 죽 한바퀴 돌기로 했다. 어제는 눈에 띄지 않던 신기한 건물들이 많다. 금칠한 건물 아니면 미래도시형 하이테크 빌딩이거나- 두 가지가 주류인 듯.
바다가 있긴 하지만 참 바다같지 않던 해변이었다. 철썩이는 파도와 부서지는 물방울, 끼룩끼룩 같은 기본요소들이 결여된...바닷'물' 이 고여있는 호수 같던 코니쉬 해안.
호텔 꼭대기 전망대도 문 닫기 전에 한번 올라가 보고.
그나저나 여기가 아랍 에미리트인지 인도인지 분간이 안될 정도로 인도사람이 많다. 인도 > 필리핀, 태국 > 현지 아랍인 순. 이민자 비율이 많은 나라여서인지 전통시장엘 가도 전통느낌이 영 나질 않더라. 메이드 인 유럽과 아메리카가 넘쳐나고, 전통 기념품 코너는 이집트나 모로코에 비하면 참으로 소박해 보였다.
진짜 '쌤쑹' 이라고 적네... 알파벳 표기일 때는 그런가보다 했는데 아랍어로도 쌤쑹일 줄은 몰랐다. '삼성' 이라는 우리네 현지발음을 들었을때 읭 하던 외국사람들 반응이 이해 가는구먼. 그렇다고 나까지 쌤쑹 할 순 없잖수.
아부다비에 있는 동안 에어콘 없는 곳에서 걸어다닌 시간이 총 15분 되나. 그게 바로 이 오후였다. 44도에 육박하던. 겨우 버스 한정거장 거리일 뿐이었는데 그 짧은 동안 혹서를 경험할 수 있었다. 하악.. 지옥불은 이런 느낌일까. 해변을 걸으면서 슬슬 산책...따위는 있을 수 없다. 상상 이상의 땡볕과 어지러움과 목마름 끝에 결국 굴복...택시를 타야 했다.
첫날 호텔부페에서 과식하는 미련함을 저지른 후로는 (매번 저지르면서 새삼스럽긴.. -.-) 식사와 간식을 주로 단메뉴로 방으로 갖다 달라 해 먹기 시작했는데 그래도 역시 양이 많다. 휴가 뒤엔 언제나 깜시+뚱띠가.. '이제 슬슬 살을 빼야겠어' 의 단계를 넘어 이제는 반드시! 기필코! 살을 빼야만 하는 정도에 기어코 다다르고 만 것 같다. 치명타였던 작년 크리스마스 휴가 이후 벌써 7kg을 가뿐하게 줄인 사메와 반대로 (독한 넘...) 나는 어째 더 찐 것일까. ㅠㅠ 돌아가면 꼭 감량에 매진하겠노라고, 뜬금 없는 기승전 다이어트로 결론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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