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set fishing' 이라 이름 붙은 excursion을 하고 싶다는 사메에게 "훤한 대낮 다 놔두고 왜 해질녘이 되어서야 낚시배를 띄우는거야?" 물었더니 excursion center 가이드분과 사메가 동시에 폭소를 터뜨렸다. 알고보니 무식이 통통 튀는 질문이었구만, 푸핫. 내가 알았냐고...해질녘이야말로 입질이 빈번한 황금시간대라는 걸. 워낙 관심 0.01%도 없는 분야라. ㅋㅋ
해 지기 전에 목표점에 당도하기 위해 배를 달린다. 다른 한쌍의 부부는 셀피 삼매경 중. 사메와 가이드분은 수다 중.
드디어 해가 지고...고기 잡는 시간이 돌아왔다.
딱 1시간 준대서 너무 짧지 않나 싶었는데.. 한시간만에 큰 상자에 반이 넘게 잡히는게 평균이라고 두고 보라 한다.
다음날 스노클링 하다가 이 그림에 나와 있는 (뒷면도 있음) 고기를 거의 다 보지 않았겠나. 화...천연 아쿠아리움. 개인적으로 제일 환상적이었던 물속풍경으로는 아직도 이집트 샤름 엘 셰이크를 베스트로 꼽지만 (고기 뿐 아니라 산호들도 얼마나 화려한지) 고기 종류가 다양하기로는 몰디브 바다가 한 수 위인 것 같았다. 디즈니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모든 수중생물이 여기 다 모여사는 것 같았다.
열심히 미끼를 준비 중.
낚시 시작. 낚싯대도 없이 고기를 잡는다고? 지금 고기 잡고 있는거야? 라고 했다가 또다시 폭소. 아 왜... -_-;;
저래가지고 무슨 고기가 잡히겠어- 라고 생각하는 바로 그 순간에 보란듯이 잡혔다. 그것도 꽤 큰 놈이.
잡은 고기는 내일 점심때 식사메뉴로 나온단다.
잡힌 고기의 수는 서서히 늘어나고...
한시간 후에는 이만큼. 원래 훨씬 더 많이 잡히는데 오늘은 운이 매우 안 좋다고 했다. 이게 운이 안 좋은 거라고...? ㅎㅎ
어느 고기를 점심으로 먹을지 골라 골라.
선택된 고기들에는 'Room No. 212 Grilled lunch' 라는 꼬리표가 붙게 되는데...좀 전까지 용궁에서 잘 살던 애들한테 이게 무슨 날벼락이랴.
고기들의 슬픈 운명은 아랑곳 없이 만족스러운 일일어부.
그리고...다음날 정말로 점심상에 올라온 그들.
바다는 점점 어두워지고, 달은 점점 더 환해지고. 비릿한 고기냄새와 부드러운 저녁공기가 섞여 배 안을 채우는 가운데 고기잡이 배는 달을 좇듯 밤바다를 있는 힘껏 쾌속으로 달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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