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key forest에 가던 날, 원숭이가 뭐가 재밌냐던 남편이 이제는 멍 자만 들어도 웃는다. 왜냐면 원슝 두 마리가 나에게 펄쩍 뛰어오르는 구경거리 -_- 가 있었기 때문.
원숭이가 접근해 오더라도 당황하지 말라는 안내를 들으며 설마 했건만.. 안 좋은 예감은 꼭 들어맞는다. 갑자기 냅다 뛰어올라 내 머리통을 부여잡는데 어떻게 당황을 안 하나요. ㅋㅋ 사메 말로는 잠시 한눈 팔다 나를 돌아보니 새끼 원숭이 두 마리를 뒤통수에 달고선 얼음이 되어 있더란다.
그래도 여기 원숭이들은 안락한 삶을 살고 있어선지 울루와뚜 녀석들에 비하면 순둥이들이었다. 그 새끼 원숭이들은 단지 놀고 싶었던 것 같고 같이 놀 상대를 잘못 골랐을 뿐이라는 게 10분 넘게 킥킥댄 남편의 분석이다.
리조트에서 주최한 '발리의 밤'. 발리 전통음식을 먹으며 춤을 구경하는 거였는데, 기대 이상의 공연이었다. 특유의 눈동자 굴리기와 손놀림, 특히 그 풍경소리 같은 전통악기의 음색이 묘하게 중독성 있었다.
스트롱맨이 되고픈 염원을 표현했다는 이 춤은 몹시 기괴했다. 어른들만 묵는 리조트라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어둠 속에서 부르르 떨며 나타난 괴물 때문에 어른인 나도 커피잔을 놓칠 뻔했으니 얼라들 정도는 한방에 울리고도 남았을 듯. ^^
발리 음식은... ㅠ_ㅠ; 내 취향에는 끝내 안 맞나보다. 동생부부가 내년 여름휴가를 같이 가자 해서 후보지를 물색중인데 발리에 한 번 더 가는건 밥 때문에 꺼려질 정도. >_<;; 마지막 춤은 관객 중 한명을 무대 위로 모실 수도 있으니 놀라지 말라는 매니저의 설명이 있자마자 댄서분이 내게로 다가왔다. 아...하여간 이런거 꼭 걸린다. 이집트에서는 차력사에게 불려나갔는가 하면, 오늘밤도 역시나다. 너무 몸치라 댄서분이 오히려 당황하지 않았을 지. ^^;
걸렸다고 생각 말고 선택 받았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될까. 당신들의 선택에 후회 없었길 바랍니다. 원숭이들도, 댄서분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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