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예보와 달리 날씨는 매일 맑았다. 딱 하루, 스파에 있는 두어 시간 동안 비가 억수같이 내렸던 걸 제외하곤 더이상 비는 오지 않았다. 우리가 돌아오자마자 태풍 pabuk이 그 지역에 진입중이라 한다.
게으른 생활이 극에 달할 때쯤, 콧구멍에 바람은 한 번 쐬어야 되지 않겠나 싶어 하루는 섬 밖으로 나갔다.
선셋크루즈 투어라 이름붙은 반나절짜리 나들이로, 배 타고 나가 스노클링 하고 밥 먹고 노을 질때쯤 돌아오는 일정이었다.
사메가 스노클링 할 동안 나는 배에 남았다. 물에 젖은채 돌아올 게 귀찮기도 하고 감기기운도 아직 있어서. 잠든 꼬맹이를 배에 혼자 둬야 하나, 둘 중 한사람은 남아야 하나 고민하던 프랑스인 부부가 나도 배에 남는다니 반색을 했다. 쿨쿨 자다 의자에서 떨어지지는 않나 한두 번 지켜봐줬을 뿐인데 아이 부모에겐 그게 그렇게 안심이 되었다니 다행이다.
어느덧 오후가 저물어가고 뱃머리를 돌린다. 사메 말로는 고기가 제법 많았단다. 저 섬 이름은 HAA 라던가 그랬다.
일찍 일어나 커튼을 열자 뭐가 펄쩍. 아니..ㅋㅋ 이런 종류의 아침풍경은 미처 예상하지 못한 것. ㅋㅋ
그러고 보니 도착한 날 리조트 직원분이 말했었다. 원숭이가 가끔 오니 문을 꼭 잠그고 다니라고. 그야말로 가끔일 줄 알았더니 너무 시도 때도 없이 오는거였다. 적어도 닷새는 연달아 온 듯.
화장실 창 덧문을 두드리고 난리. 방청소 하는 분들 다녀간지 몇 시간 되지도 않아 창문 더럽혀 놓는게 너였구나.
왜 그러는 거니.. 거의 호러.. -ㅅ-;;
금빛 노을을 만들기 위해 그 날의 해는 이만 져야 하듯, 새로운 내일을 위해 아쉬워도 오늘은 그만 보내야긋제..
한순간 한순간이 아쉬웠지만 또 다음을 기약하며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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