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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Tuscany 中] Capture the good times

by SingerJ 2021. 11. 8.

여기는 영화 글래디에이터에서 막시무스의 집으로 나왔다는 장소. 인기 포토스팟이라 너도나도 가던 길을 멈추고 사진을 찍는다.

나무들이 유난히 잘 정돈되어 있어서 멀리서도 한 눈에 들어오는 포스가 있다.

사실 진짜 막시무스의 집은 다른데라는데 여기가 더 인기있어서 그렇게 불린다고 한다.

사진은 한국사람들이 제일 잘 찍어준단 말에 100% 동감이다. 외쿡인들한테 찍어달라고 하면 이렇게... -_-

이탈리아 커플이었는데 나는 자기들 사진 열과 성을 다해 찍어줬구만 나한테는 이러기요 인간적으로..

지나가다 보니 사람들이 막 사진을 찍고 있었다. 알고보니 윈도우즈 배경화면의 실제장소가 여기라고. 아.. 어떤 배경화면인지 알 것 같다. 다만 여름에 와서 똑같은 각도로 찍어야 알아볼 수 있을 듯. ㅋ

가진거라곤 평야밖에 없는 듯한 이 지역의 볼거리는 바로 그 평야다. 그저 흔한 밀밭일 수도 있는 평원이 어쩌다 그 유명한 '토스카나 풍경' 의 대표격이 되었을까? 며칠간 머물며 찾아낸 답은, 한마디로 '분위기' 라고 말하고 싶다.

15세기에 멈춰버린 듯한 도시,

오렌지 브라운색의 집들,

부드러운 능선을 그리며 펼쳐진 평원,

쏟아지는 햇빛,

그 아래의 올리브 나무들,

지금은 대부분 말라 고개를 숙이고 있지만 끝도 없이 광활한 해바라기밭,

고흐가 사랑하던 사이프러스 나무, 어딘가 좋은 곳을 향하고 있을 것만 같은 꼬불꼬불한 길들.

이것들이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특유의 레트로감성이 있다.

마치 사진보정 소프트웨어의 golden hour 내지는 빈티지룩 필터가 도시전체에 원래부터 입혀져 있는 것처럼.

이도 저도 아닌 좀 거시기한 계절에 왔음에도 불구하고 꽤 느낌있어서, 다른 계절엔 어떤 모습일지 월별로 보고 싶어지는 매력이 있었다.

어딘가에서 본 글귀를 떠올렸다:
Life is like a camera (인생은 카메라와 같아)
Focus on what's important (중요한 것에 초점을 맞추고)
Capture the good times (좋은 순간은 캡쳐하고)
And if things don't work out, just take another shot. (잘 안되면 한 번 다시 찍어봐)

지금은 아마도 캡쳐해둬야 할 그 좋은 순간 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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