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은 어떻게 잘 해먹고 다니느냐고 엄마는 물어보시는데. 사실을 말하자면 거의 해먹지 않는다. -.-; 일단 이 곳은 독일에 비해 식료품이 비싸다. 돈과 노력 들여 허접한 음식을 직접 해 먹느니 밖에서 먹고 들어오는 게 나은 듯. 그래서 주말에나 좀 뭔가를 해먹는 편이다 (주로 옆구리 터진 오므라이스 등).
지난 몇 년간의 독일생활은, '바람직한 의식주' 에 대한 내 생각을 많은 부분 바꿔 놓았다. 전망 좋고 쾌적한 집, 집에서 정성스레 만든 음식- 물론 다 좋은데, 결국 가장 좋은 것은 자기 상황에 잘 맞는 의식주라는 생각을 해본다. 몸만 들어왔다 몸만 빠져나갈 수 있는 집, 최소의 노력으로 영양가 많은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생활- 이제는 그 쪽으로 기준이 바뀌어버렸다.
밥솥은 한국에서 가져온 쿠쿠 3인용, 쌀은 요 앞 아시아 수퍼마켓에서 살 수 있고. 밥솥 앞에 보이는 건 얼마 전에 산 샌드위치 토스터 (아아 후회해 후회해 -_-) 아, 그리고. 스위스의 착한 점 중 하나는 물이 좋다는 것이어서 굳이 생수를 사 마시지 않아도 된다는 게 마음에 든다. 세수를 하면 온천물에 씻었을 때처럼 매끈매끈한데 여기 온 이후로는 얼굴에서 각질을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저 웃긴 홈웨어는 -_-; 언니가 준 티셔츠. 그리고 5천원짜리 원숭이 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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