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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스토랑

The belly rules the mind

by SingerJ 2021. 11. 1.

스페인 발렌시아산 오렌지를 대량 팔길래 한 자루 사왔다. 즙이 얼마나 풍부할진 모르겠지만 일단 평소대로 다섯 개를 짜본다.

주스 짜는 일은 가급적 사메한테 맡기지 않는다. 짜는 족족 배불리 들이키고 계시는지라.. -_-;; 그래도 오늘은 아끼지 말고 무한리필 해줘야겠다. 영국 본사와 진행하는 프로젝트를 맡게 되어 잦은 출장에 지쳐있다. 화요일에 영국 갔다가 금요일에 돌아오는 생활이 아직도 한 달 넘게 남았다고 엄살이 말이 아니다.

바람이 휘이~ 휘이~ 소리까지 내면서 불더니 잎사귀가 이젠 정말 다 떨어져간다. 너희들 중 누가 마지막 잎새가 되려나..

참, 그 동료는 결국 회사를 그만두게 되었다. ㅠㅠ 금요일 점심때 그 동료랑 나, 또다른 동료 셋이서 피자를 먹으러 갔다가 듣게 되었다. 왠지 죄 지은 것 같은 기분에 피자만 열심히 먹었다. 평소같으면 1/3은 족히 남겼을 그 큰 한판을 꾸역꾸역 먹다보니 다 먹었더라.

빵 속에 치즈, 따로 또 치즈. 여름엔 이런 토스트 상상만 해도 부담스럽더니 어느새 또 이런게 어울리는 계절이 되었는지.

해물 빠에야. 많이 해서 도시락까지 쌀 욕심에 재료를 왕창 넣었는데 원래 저렇게 하면 안 되는 것. -.-ㅋ 넓은 판에 얕게 깔아서 밥알이 꼬들하고도 좀 눌어붙어야 맛있는디.

도시락용은 비축해두고 오늘 먹을 양만 오븐에서 마지막 10분을 더 익힌다.

얼른 데워져라 홍합국물아.. 뜨끈 시원한 국물이라면 내 한여름에도 한 대접씩 먹을 수 있도다.

불과 오후 다섯 시 반의 모습.

스페인 속담 중에 이런 말이 있단다- 'The belly rules the mind.' 이번 주말 와인 박람회에 간다던 그 동료도 아무쪼록 즐겁게 마시고 맛있게 먹는 주말을 보냈으면 좋겠다.

든든해진 위장이 그의 기분도 지배해 한결 행복하게 만들어주기를.

그리고 아직 무거운 내 마음도 조금은 가벼워질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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