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고도(古都)들의 구획패턴은 얼추 비슷해서, 대개는
1. 역사유물들이 보존되어 있는 구시가지
2. 쇼핑가가 발달해 있는 신시가지- 로 크게 나뉘는 것 같다.
프라하도 마찬가지다. 내겐 늘 약간은 재미 없는 신시가 구경이지만, 프라하 바츨라프 광장의 활기찬 분위기는 그런대로 즐길 만한 것이었다.
전날 밤 마신 맥주가 아직까지 컨디션을 위협하고 있었다. 500년 됐다는 그 맥주집. 워낙 명소로 꼽히는 곳이라, 시음 해본다고 마셨는데 역시.. 아무리 유명한들 나에게 안 맞는 건 안 하는 센스도 필요. ㅠ_ㅠ 카페에 들어가 해장커피를 마시고 화장실도 두어 번쯤 다녀온 후에야 비로소 울렁증이 가라앉았다.
3일을 정신 없이 돌아다니다, 어느덧 돌아갈 즈음. 일상이 싫어 떠나왔던 사람도 어느 정도 후엔 기운을 찾아 그 일상으로 돌아간다. 돌아갈 곳이 있다는 것.. 그 중함을 깨닫는 것이 어쩌면 여행의 가치인지 모른다. 아주 잠시 떠나있던 단 며칠간이었지만 어쩐지 더 파릇해진 봄잔디며, 제법 강해진 햇살 하며, '이제는 힘을 내지 않겠니' 라고 여러 존재들이 말하고 있었다.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그거야말로 가장 이상적인 여행이겠지만, 열심히 하지 못했다 자책하며 떠났던 당신, 돌아와 다시금 힘을 낸다면.. 그 또한 나름대로 뜻 있는 길 떠낢이리라. 그 부활절이 내게는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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