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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이것도 아마 그런 것들 중 하나

by SingerJ 2021. 11. 14.

말이 씨가 된다니까 미리부터 안 좋은 시나리오를 쓰는 건 되도록 참아보긴 하겠는데
솔직하고 냉정하게 현 상황을 요약해보자면 사메의 스위스 정착은 아무래도 힘들어질 듯 하다.
지난 번에 1차 인터뷰를 하고 나서 90% 가능성이 보인다고 하던 그 자리,
예정대로라면 2차 인터뷰가 내일인데 갑작스럽게 취소되었다. 다른 사람을 이미 채용했다 함.
내일 인터뷰를 하고 취직을 확정한 후 느긋하게 7-8월 이집트에 다녀오고 9월부터 출근한다- 가 사메의 바람이었으나
역시 세상일은 그렇게 원하는대로 딱딱 들어맞아 주지 않는다.
지금 가진 비자가 9월 말까지 유효하고, 7-8월 휴가시즌엔 지원할 자리 자체가 많지 않으므로
이번 달 안에 새 직장을 구하지 못할 경우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현저히 낮아진다.
물론 그래도 9월 한달이 아직 남아 있고, 기적과도 같은 일이 일어날 수도 있겠지만
하늘이 엄청나게 도와주지 않는 한 그런 행운은 크게 기대하지 않는 편이 좋다.
그동안 출장 가고 하느라 워낙 바빠서 신경을 거의 못 쓴 건 사실이지만, 너는 네 일만 항상 최우선이라느니 어쩌고
유난히 오늘따라 불평이 많길래 뭔가 다른 일이 있긴 있구나 싶었다. 역시나다. -_-
음, 글쎄 잘 모르겠다... 살다 보면, 막다른 골목에 다다르는 때가 한 번은 오는 것 같고
나 또한 (나름대로는) 그런 힘든 골목을 경험해 보았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이 오히려 나 자신의 암흑기때보다 더 코너에 몰린 듯한 기분이다.
나 자신의 일이 아니면서도 내가 깊숙하게 관여되어 있는, 하지만 내 손으로 좌지우지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점 때문일까.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것- 사람들이 말하는 무력감이라는 게 바로 이런 거였구나 싶다.
나이를 먹으면서 비로소 깨닫게 되는 여러가지 말로만 듣던 상황과 감정들.
알게 되는 게 과연 좋은 걸까, 알 수 없는...이것도 아마 그런 것들 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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