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작품이 나왔다는 소식을 오랫동안 듣지 못한 건, 내가 그동안 변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뭔가를 공부하기 위해서가 아닌, 순수하게 읽고 느끼기 위해 책장을 넘겨본 지가 언제더라.
내 탓이 아니었다는 걸 최근에야 알았다. 실제로 지난 15년간 새 작품집은 나오지 않았고,
그 오랜 침묵을 깨고 얼마 전에 나온 이 세 번째 시집을 반기는 이들이 꼭 나를 포함하지 않더라도 꽤 많은 듯 하다.
낯선 곳에서 새로운 삶을 막 시작하려 하던 그 때도,
복잡한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 호숫가에 멍하니 앉아있곤 하던 그 때도...
처음 겪어보는 이별에 마음이 찢겨나가는 것 같았던 그 날에도, 위로가 되어주었던 글귀들.
오랜만에 나온 새 작품에 대한 설렘인지, 아니면 나의 지난 그 시절이 새삼 그리워지는 건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이유야 무엇이건 참 반가운 15년 만의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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