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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좌절금지 外

by SingerJ 2021. 11. 14.

'휴가철' 이란 말이 무색하게 이맘때가 더 바쁜 사람들이 있다.
우리회사 인플루엔자 백신 팀 동료들처럼 '철을 타는' 제품을 맡고 있을 경우도 그렇고
구직시장의 헤드헌터들 역시 이 의외의 시즌에 더욱 바삐 활동하는 것 같다.
빈익빈 부익부라고 해야 할 지, 정작 구직자들에겐 썰렁한 계절인데 반해, 이미 회사에 다니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하며 이직을 권유하는 전화가 하루에도 몇 번씩 오는 때이기도 하다.
그 자리 중 하나만 사메에게 넘겨줄 수 있다면 참 좋겠네 생각이 들 정도.
요즘은 통화하면 부쩍 말수도 줄어든데다 포기+ 낙담 상태인 것 같은데
본인 말로는 카이로 날씨가 워낙 더워 그렇다지만 내 보기엔 심리적인 문제인 듯.
만화 바사라 중에서 예언자 나기가 그랬지..
이제 도저히 더는 무리라고 생각될 때, 끝이라고 생각될 때, 그때야말로 반드시 일어서야 한다고.
그 순간에 주저앉으면 다시는 일어설 수 없기 때문에.
힘을 내, 이 사람아. 좌절금지. 툭툭.

다음주에 베를린으로 연수 갈 일이 있어 좀 설레고 있다. 
독일에 가는 건, 마치 오랜만에 고향을 방문하는 것 같은 향수를 불러 일으킨다.
들어서자마자 들려오는 표준독일어의 발음과, 늘 fancy한 스위스와는 또다른 투박한 면모랄지.
라이프치히에 들른다면 아마 눈물까지 찔끔거릴 지도.
함께 한 시간이라는 게, 쌓인 추억이라는 게...생각보다 참 오래, 깊이 마음에 남는다.

이 물질주의자는 이번달 월급날을 유난히 더 기다리고 있다.
왜냐면 지난 달 한국출장 때문에 생긴 overtime 근무에 대한 수당이 지불될 것이므로..우핫핫.
회사규정에 따르면, 주말에 5시간 이상 일할 경우 full day x 1.5 근무한 것으로 환산된다.
이 곳에서는 주말에 일을 해야 한다는 건 심각한 사생활 침해 범주에 들어가므로
황금같은 토요일에 장거리 비행을 했으니 그에 따른 수고비가 지불되어야지, 암.
ipad를 살까, 새 노트북을 살까 김칫국부터 마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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