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표 마늘장아찌가 왔다.
제발 먹는 것 좀 보내지 마시라 평소에 입이 닳도록 얘기하건만, 이건 워낙 사랑스런 아이템이니께 -.- 못 이기는 척 받았음.
큰 병에 그득 든 탱글한 마늘알들을 감상하는 흡족함도 잠시, 이건 뭐 마음껏 먹을 수가 없으니 그림의 떡이로세.
특유의 향이 있다 보니 조심스런 마음에...회의 있는 날은 피하고, 팀장이랑 근접대화 해야 하는 날도 피하고,
우쒸 그럼 뭐 거의 매일 회의에 초근거리 대화인데...언제 먹으란 말이냣. -_ㅠ
과연 이게 나의 지나친 우려인지 아니면 실제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인지를 시험해보기로 함.
금요일 저녁에 마늘을 먹은 후 토요일에 마루타 (사메)를 만나서 테스트- "나한테서 무슨 냄새 나는지 말해봐봐."
철저한 양치와 가글링은 물론, 강력 민트껌, 옷에 냄새가 배어들었을 지도 모를 경우를 대비해 처리도 미리.
그리고는 회사에서 사람들과 얘기하는 정도의 거리를 유지한 채 맞혀보라 했음.
"음, 말할 때 불쾌한 냄새 같은 건 안 나는데?" 오옷, 안심. 그럼 이제 마음 놓고 먹어도 될까나.
"그런데 콧바람이 마늘이야! 라이터 갖다대면 불도 붙을 것 같아! 마늘가스 콧김 공룡 우하하!" -_-;;
그래서 결국 하루에 두 세알만 먹고 있다. 으악 감질나.
갑자기 요리책에 꽂혀서 사 모으고 있다.
실제로 따라하기 보다는, 우와 우와 사진으로 눈요기하며 언젠가는 나도 해보리라는 꿈을 고이 간직 -.- 한달까.
남들은 책을 필요로 하지 않는 수준의- 제목에서 벌써 보이듯- 주로 30분짜리 요리 (숙련자들에게나 30분이겠지, 쩝).
레이첼 레이는 (목소리가 부담스롸;) 책으로 보는 게 오히려 나은 것 같고,
제이미 올리버는 쿠킹쇼가 워낙 매혹적이다 보니 책 속 그의 요리들은 마치 향기 없는 꽃처럼 느껴진다.
그리고 세번째 책은 큰 기대 없이 산 스위스 전통요리책인데 의외로 해볼 만한 메뉴가 많아서 본전 뽑을 수 있을 듯.
30분만에 한 상 뚝딱 차려내는 건 나의 오랜 (그러나 이루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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