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성적인 성격 탓에 환경변화를 많이 버거워했던 난, 새학기가 시작될 무렵이면 꼭 심한 감기를 앓곤 했다.
더이상 새학기가 존재하지 않는 삶을 살게 된 지도 어언 십수년이지만 그 증후군은 아직도 남아있는가 보다.
이직하겠다고 그저 결심만 했을 뿐인데 내 딴엔 그것도 큰 변화였는지 며칠 꿈까지 꾸더니만 급기야는 독하게 감기에 걸렸다.
뾰족하게 깎은 연필 다섯자루와 새하얀 실내화를 들고 등교하던 그때의 가벼운 울렁증은
지금도 인생의 새로운 길목에 다다를때마다 다시 찾아와 나를 그때의 겁 먹은 어리둥절한 아이로 돌아가게 한다.
어릴적이나 지금이나 기침시럽의 요상한 맛 또한 여전하다.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단무지 없으면 김치를 外 (2) | 2021.11.22 |
---|---|
굳세어라 언니야 (0) | 2021.11.22 |
여왕님, 쇠뿔도 단김에 外 (2) | 2021.11.22 |
두시간째 고민 중 (2) | 2021.11.22 |
바나나, 아무 것도 아닌 일 (2) | 2021.11.22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