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reaucracy와의 투쟁이 시작되었다. 그러면 그렇지. 어느 나라나 하여간. 사메가 결혼서류를 카이로 대사관에 접수한 지 벌써 6주가 넘었는데 그간 너무 잠잠해서 오히려 수상하던 참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대사관과 관청들끼리의 엇갈림과 지연, 복잡한 절차가 차차 시작되고 있고 그래서 그의 서류는 지금 워디메 있다는 건지, 왜 아무도 모르는 미스테리인지, 내 서류는 언제쯤 접수가 가능한지, 이 굼벵이 속도로 보자면 두 사람이 호호백발이 되기 전에 과연 결혼은 완료될 것인지, 그런 것들을 따지고 묻고 협박하고 회사일은 일대로 잔뜩이라 하루하루가 피곤하다. 그 중에서도 immigration office에서 일하는 담당자가 단연 독보적. 월요일까지 아무런 update를 내놓지 못할 경우 너네 보스한테 이를거야..
집 보러 왔던 남정네 한명이 다음날 아침에 메시지를 보내 다시 한 번 볼 수 있냐고 물었다. 집을 충분히 못 봤나, 왜 그러냐 물었더니 그냥 개인적으로 그 쪽이 마음에 들어서 얘기하고 싶단다. 기껏해봐야 스물 두어 살 되어 보이던데 아그야 이 누님 마흔이거든.. 역시 외국인들은 당최 우리 나이 가늠을 못하나 봄. 아직 죽지 않았숴 라고 뿌듯하지도, 설레지도 않는 걸로 보아 정말 나이를 먹긴 먹었나보다. 그래도 인기녀도 아닌 내게 이런 일은 희귀한 일인데다, 남자친구가 있는 동안 일어난 적은 처음이므로 사메한테 자랑했더니 미친놈 경찰에 신고하란다. 음 그래 질투 안해줬으면 이 결혼 다시 생각해야 할까 고민했을 거야.
24시간이 2.4시간처럼 가버리는 요즘이라 맴이 여유가 없고 팍팍하다. 주말에는 고기라도 좀 구워 먹고 힘을 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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