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은때를 벗고 처음의 반짝임을 되찾는 모습을 보면 한결 기분전환이 되곤 한다. 일년에 두어번 정도 세척을 하는데 그때마다 나 자신의 사소한 습관, 습성도 다시금 발견한다.
- 나름대로 다양하게 고른다고 당시에는 생각했어도 모아놓으면 참으로 비슷한 것들 투성이. 한결같은 취향이란.
- 세척한다고 모두가 광채를 되찾는 건 아니다. 소위 몸값이 좀 나갔던 것들은 대개가 처음 모습 그대로 돌아온다.
본시 반짝이는 재질로 만들어진, 그래서 묵은때만 씻어주면 본래의 빛을 쉽게 회복하는 부류가 있는 반면, 광채외투를 찬란히 입고 있었지만 때와 함께 겉껍질까지 씻겨 나가면서 오히려 세척하지 않으니만 못하게 되는 것들도 있고. 비록 처음 겉모습은 다 비슷했을지라도, 정성스레 제작/polish되었던 물건인가 아닌가는 참으로 정직하고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 좋아한다고 해서 꼭 자주 손이 가는 건 아니다.
- 오래 간직한다고 해서 꼭 특별한 애정이 있는 건 아니다.
- 손때 묻혀 고이 간직하고 의미 담아 물려주는 예물세트는 개인적으로 별로 안 하고 싶은 것 중 하나.
그런 클래식함을 감당하기에 나의 취향은 너무 천박한가봉가... 그 돈으로 그냥 새 것을 그때그때 사고플 것 같다.
첫 출근 전에 나도 좀 때 빼고 광을 내야 할텐데, 심신 양면으로다가. 무엇보다도 아직 마음의 준비가 필요한데 말이지.. (그냥 더 놀고 싶다고 쉽게 말하자 -.-;) 목욕탕에서 갓 나와 초코우유를 들이키던 어린시절의 그 개운함을 느껴본 지가 언젯적이던가. 머릿속을 그렇게 뽀얗고 시원하게 비우는 휴가를 나는 과연 보내고 있는가, 내일부터라도 좀 더 정성껏 시간을 보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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