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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회사 이야기

by SingerJ 2021. 12. 21.

새 회사에 출근하기 시작한 지도 벌써 2주가 되었다. 지난 직장과의 근무 분위기 차이는 대강 이러하다:

예전엔 동료와 둘이서 같은 사무실을 썼었는데 지금은 모두 단독 사무실이 있다. 성격 좋은 동료와 화기애애하게 지냈어서 그런지 지금 나 혼자만의 사무실을 쓰는게 특별히 장점인 건지 별로 감흥이 없다.

독어:프랑스어=50:50 이고 영어는 대외접촉시에만 쓰는 분위기. 프랑스어를 못하는 나는 고로 독일어 의존도 99.9%. 하지만 다행스러운 건 스위스 사람은 거의 없고 대부분이 독일 출신이라서 표준독일어를 쓸 수 있다. 스위스에 산 지 6년이 되도록 스위스 독일어는 도저히 알아들을 수 없다. 사실 알아듣고자 하는 의지조차 없다. -.-;; 스위스에 살면서 이라믄 안되는데...쩝. 그래도 어쩔 수 없다.

출퇴근 시간 30-40분 걸린다. 아...예전 회사가 그건 참 좋았는데...10분이면 충분했던 그 시절이 좋았지. 아침마다 커피 사느라 중간에 시간을 꽤 허비하는 것 같아서 집에서 커피를 타 가지고 나갔더니 좋드라. 물론 맛은 사 먹는 것보다 떨어지지만 한달에 커피값만 10만원은 좀 너무한 것 같아서 사먹는 빈도를 줄여야겠다. 화장품 가게에서 사은품으로 받은 텀블러를 써봤는데 샐까봐 좀 불안해서 괜찮은 걸로 새로 하나 주문했다.

하루 근무시간이 15분 더 길다. 그대신 모든 샌드위치 날과 크리스마스 시즌에 휴가를 따로 쓰지 않고 자동으로 논다. 어차피 총 근무시간을 따져보면 거의 똑같기 때문에 이건 장점인지 단점인지 잘 모르겠는데 독일과 프랑스에 살면서 장거리 근무하러 오는 사람이 많다 보니 그 사람들을 배려해 만들어진 시스템인 것 같다. 나처럼 매일 정상출근하는 사람에겐 오히려 하루 15분 늘어난 근무시간이 마치 야근처럼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도.

동료들과의 관계 예측을 해보자면- 편한 사람 네 명, 친절하지만 경계대상 세 명, 싫은 사람 두 명, 기타 거의 접촉 없는 사람들. 그 중 싫은 사람 둘은 내 업무와 별 관련이 없는지라 일년에 몇 마디 않고도 충분히 지낼 수 있을 것 같다. 크핫.

처음 일주일간은 지루함에 몸부림치다가 어제부터 갑작스레 일폭탄 맞았다. 그래 뭐...지루한 것보단 낫지...슬슬 연봉값을 해야지...하지만...벌써! ㅠ,.ㅠ 아직은 아니지만 곧 모든게 지치고 익숙해지고 재미 없어지기 시작하거들랑 아무쪼록 처음의 그 마음을 기억해내자.. 면접에 합격했을 때의 기쁨, 우리 보스에게 안녕을 고하던 그 순간의 시원함, 그녀가 간곡하게 만류했을 때 느꼈던 그 짜릿함 -.-; 새로운 곳에서 좀 더 발전할 수 있다는 성취감- 언젠가 그것들이 더이상 기억 안 나게 되는 날이 오더라도 그 순간들이 분명 있었음을 잊지 않고 이겨낼 수 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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