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카톡문자에 늦잠을 깼다. 이제는 아침에도 얼마나 어둑한지, 자명종의 방해가 없는 주말엔 둘 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잔다.
오늘 아침엔 왠지 모르게 몰디브 바다를 문득 떠올렸다. 눈을 뜨면 찰박 사르륵 바다소리가 제일 먼저 들려오던. 그 바다는 오늘도 포근한 새벽을 맞이하고 있겠지. 사진 속에 남아있는 그 곳의 새벽풍경을 꽤 한참 동안 곱씹어 보았다.
자, 현실로 돌아와...오늘 점심은 뭘 먹을 것인가. 오랜만에 터키식 피자 '피데 (pide)' 를 해먹기로 한다.
토마토 페이스트에 볶은 소고기로 첫번째 토핑 완성.
이번주 내로 안 먹으면 곰팡이 필 것 같은 페타치즈가 두 번째 토핑으로 당첨되었고.
반죽은 길쭉한 타원모양으로 펴준다. 물론 얇을수록 바삭해지지만 욕심 내다 찢어먹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므로 감당할 수 있을 만큼만 펴준다.
재료를 올리고 가장자리를 오므려 보트형으로 만들어준다. 한주먹 남짓 남아있던 모짜렐라, 시금치와 버섯 몇 조각도 합류.
터키식 피자의 특징은 토핑의 단순함인 것 같다. 이것저것 넣기보다는 딱 한 두 가지만 얹어 간편하게 먹는 (그저 간편한 거라면 귀가 번쩍).
한때는 깨끗하다 못해 반짝거리는 오븐이었으나...지금은.. 애써 못 본 척. ㅎ
냉동실에서 몇 개월은 묵은 이집트산 팔라펠 (falafel: 으깬 병아리콩으로 만든 튀김)도 이 기회에 빛을 본다.
팔라펠에는 반드시 타히니 (Tahini; 참깨) 소스를 같이 먹어야 한다는 본토인의 주장.
토마토+오이 샐러드도 자동으로 따라온다. 라면엔 김치 같은 개념인가봉가.
오늘도 일용할 양식을 주심에 감사하옵고
남은 한 달 또 열심히 살 수 있도록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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