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에 배웠던 것들 중 버릴 게 하나도 없었다는 걸 나이 마흔이 되어서야 깨닫는다. 삼심대 중반까지만 해도, '에이~...그래도 다 쓸모 있는 건 아니었어.' 라고 생각했으나 지금은 정말 초등학교부터 박사과정때까지 배웠던 모든 것들이 전부 귀중했다 라고 진심으로 생각 중.
두부는 오래 끓이면 물러질까요 단단해질까요 하는 실과시간에서부터, 나중에 다시 하려면 고생한다고 지금 잘 해두라는 당부를 소 귀에 경 읽기처럼 듣던 해부생리학 시간도, 기타 등등- 대체 내 인생에 이런 걸 써먹을 일이 한 번은 올까 싶던- 기억조차 안 나는 그것들 모두 다가 귀한 배움이었던 것 같다.
모르는 게 당연하고 마음껏 질문하는 게 허락되던 그 시절이 얼마나 사치스러운 시간인지도 그때는 당연히 몰랐다. 졸업 후에는 뭔가를 배우려면 두 가지 중 하나를 톡톡하게 치러야 하지 않는가?- 비싼 돈, 아니면 x팔림과 쓴소리. 바보같은 질문은 없다고 마음껏 물어보라고 학교때처럼 다들 말들은 친절하게 하지만 사실 사회에서는 바보 같은 질문 분명 있잖아. 그것도 무지 많잖아. -,.- 가급적 바보같은 질문은 하지 않으려고 긴장하고 용 쓰고 있는 새 직장 한 달째. 아직도 하루하루 긴장탱천...아...피곤타. 나도 앞으로 누군가에게 '배움은 귀한 것이여, 나중 되면 다 알게 될 것이여' 따위의 말을 하겠지. 그들도 때가 될 때까진 절대 모를 수 밖에 없겠지만.
유신론자는 아니지만 그래도 조물주가 정말 있지 않을까 생각될 때는- 앵무새를 볼 때. 그 기막힌 색상배치 하며, 섬세한 그라데이션이며 무늬, 깃털의 모양 등을 보고 있노라면 누가 일부러 디자인을 해서 만들어내지 않고서야 어떻게 저렇게 생길 수가 있을까 생각이 든다. 회사 옆건물 앵무새 있는 사무실을 오다가다 지나치면서 요즘은 날마다 이 생각을 한다.
1월 두번째주로 일단 결혼날짜를 예약해뒀는데 고려해야 할 일정이 많아서 그 날로 확정할 지는 아직 두고봐야 할 듯. 그때까지 준비해야 하는 서류가 또 한뭉치. -,.- 다 할 수 있으려나. 에휴 에휴. 결혼준비 설레고 행복하다고 누가 그랬나. 아...난 지쳤어...나중에 이보다 더한 진짜 결혼준비를 또 해야 한다고 생각만 해도. -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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