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도 이런 인사를 주고 받는 학교가 있는지 모르겠다. 무의미하고 기계적인 인사라는 비판도 많았지만, 그래도 그리 나쁘진 않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특히 연말이면 하게 된다.
누군가 나의 안부를 물어본다. "응, 잘 지내, 고마워. 너는?" 당연한 것 같은 그 '너는?' 을- 기계적이건 진심이건간에- 상대방에게 되물을 생각조차 않는 경우를 생각보다 얼마나 많이 보는가.
나는 인간관계에서 어떤 사람일까. 주변인들에게 영혼 없는 안부인사를 남발하는 사람일까, 아니면 자기만의 세계에 몰두해 주위에는 무심하기 그지 없는 사람에 더 가까울까. 내쪽에서 더이상 연락하지 않으면 몇 년이고 단 한번도 먼저 연락 하는 법이 없을 듯한 이들과 나와의 관계는 대체 뭘까. '당신과는 그다지 연락하고 지내고 싶지 않아.' 라고 그들이 온몸으로 보내는 사인을 캐치하지 못하고 너무나 눈치 없게도 나는 잊을 만하면 그들을 귀찮게 했던 것은 아닐까.
나날이 연세 드시는 부모님께 언제쯤 효도같은 효도를 할 수 있을 것인가. 일조량이 줄어드는 계절이라 울적해져서 그런가, 한 해가 가는 허무한 시점이라 그런가, 아무튼 연말이면 인간관계란 당최 뭘까에 대해 오만가지 생각을 한다.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흘만 더 外 (0) | 2021.12.21 |
---|---|
십수 년만의 도시락 (6) | 2021.12.21 |
모를 수 밖에 없겠지만 外 (2) | 2021.12.21 |
이런저런 연말 이야기 (0) | 2021.12.21 |
꿀꿀해 짜증나 피곤해 (4) | 2021.12.21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