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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내년에는

by SingerJ 2021. 12. 21.

비록 읽고 있는 건 다르긴 해도 요며칠 딱 저 모양새로 지내고 있다. 평소 미뤄뒀던 일을 하고 싶지만 또 한편으론 아무 것도 안 하고 싶은- 연휴엔 언제나 그 두 가지 욕구가 상충하고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는 이런 황금연휴는 좀처럼 흔치 않다. 그래서 후회 없는 시간을 보내고자 심혈을 기울여 미리 짜 두었던 계획표를 하루하루 지킨 후 지워나가고 있다. 그렇게 어느덧 연휴의 절반이 지났고, 아직 엿새가 남아있기도 하다.

내년에는 운동을 열심히 하겠다...같은 계획은 일찌감치 제외하도록 하자. (한숨 -,.-) 직업적인 발전은- 이제 막 이직했으니 적어도 2-3년간은 새로운 것을 배우느라 정신 없을테지. 회사일만 성실하게 한다면 반자동 달성되는 셈이니 이것도 목표에서 제외. 그럼 뭐가 남나. 아 그래, 금년엔 기필코 저축이란 걸 좀 해보자. (한숨2 -,.-) 아랍어 수준을 무용지물에서 활용가능 수준으로 업그레이드 좀 해보고. 나머지 세 번째 목표는 무얼로 할 지 아직 좀 더 생각을 해봐야겠다.

매년 마지막날엔 전 도시에서 불꽃놀이가 있다. 이유는 모르겠으나 나에겐 참으로 서글픈 순간. 한해를 잘 보냈건 아니건, 옆에 누가 있건 없건, 무엇을 하고 있건 간에 불꽃이 펑펑 터지고 환호성이 울리는 그 서너 시간은 어쩐지 피하고만 싶어지는 순간이다. 달력의 한장이 넘어갈 뿐인데 왜 그토록 많은 의미를 부여해가며 서글퍼하고 아쉬워하고 새로이 다짐할까. 내년에는 다만 하루하루 더 많은 시간을 깨어있는 사람으로 보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 피어나는 꽃잎, 푸르러가는 녹음, 익어가는 과실들, 언제 첫눈이 왔는지- 매 순간을 좀 더 느끼고 살아있는 한해였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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