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의 절반을 휙 넘어서더니 7월은 더 빠르게 가고 있다. 그나마도 깨닫지 못하고 있다가 회사에서 상반기 결산 담화를 하길래 새삼 소스라치게 놀랐다. 새해가 왔나 싶으면 봄 오고, 여름 가고, 가을바람 불고- 매년 되풀이되는 건데도 매번 놀란다.
어제는 오랜만에 꿈을 꾸었다. 동화책에서 읽은, 혹은 만화영화에서 보아온 온갖 피 말리는(...) 류의 모험이란 모험은 다 짬뽕된. 생각이 많긴 많은갑다. Marriage blue가 뭔지 어렴풋이 알 것도 같고. 마음이 어수선하고 그만두고 싶은 생각도 든다. 무엇이 나를 이렇게 불안하게 만드는가 생각해 보면, 이제부터는 내 인생에서 뭔가를 결정할 때 나 이외의 존재를 계산에 넣어야 한다는 게 가장 큰 이유인 듯 하다. 어려서부터 내 맘대로 결정하는데 익숙해져 있고 오직 내 바람/목표만을 고려하면 되는 단순한 삶이었기 때문에 이제 다른 누군가를 결정의 범위에 넣고 나 또한 상대에게 그런 변수가 된다는 게 적지 않은 두려움으로 다가온다. 그게 그렇게 싫으면 하지 말았으면 되는거잖아 사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내가 해놓고. 쩝. 고민의 끝은 이렇게 너무나도 명료한데 매번 되풀이하는 나 혹시 바보냐.
장마도 아닌 것이 며칠째 비와 돌풍이 계속되고 있는 7월.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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