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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I will not be dying any more

by SingerJ 2022. 1. 16.

막연히 말로만 듣던 뭔가를 스스로 체득하게 된다는 건...좋은 일일까 나쁜 일일까. 요즘 들어 새롭게 체득하게 된 몇 가지:

1. '혈압 올라 뒷골 땡긴다' 라는 거.

와...진짜 딱 맞는 표현이라 감탄했다. -_-;; 10월 초부터 미친 듯 달리고 있는 우리회사.. 그 어느때도 이렇게까지 바쁘고 고단해본 적 없다 싶을 정도로 업무량과 난이도 모든 면에서 매일같이 최고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끊임 없이 full attention / concentration이 요구되고 일하는 꿈까지 날마다 꾸다 보니 어느날 갑자기 진짜 그 뒷골 땡기는 느낌이 확 오는 거였다. 목에서부터 뒤통수까지 찌릿 전기 오르는 느낌 내지는 물줄기가 흐르는 기분. 두통. 시야 흐림. 무서워서 혈압을 재보진 않았는데 어쨌든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기분 나쁜 느낌.


인정한다. 일이란 내 삶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중요한 존재다. 배운 걸 써먹을 수 있는 무대, 성취감을 주는 대상, 소듕한 연봉- 하지만 그 어떤 이유로도 건강보다 우위가 될 순 없다. 뒷골이 땡겨오자 가슴 한구석이 급속도로 허해지더라. 난 과연 무엇을 위해 일하고 있나 하는.

2. 중년 체형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데 아직 과체중은 아니다. 그리고 지난 8월 한국 갔을 때에 비하면 많이 살이 빠졌다. 그런데 거울 속의 저 오뚜기는 대체 뉜고!! -0-; 복부로 지방이 집중된다는, 말로만 듣던 그 '중년형 몸매' 가 여기 있네.. -_ㅠ 충격 받아서 개인 트레이닝도 꼬박꼬박 안 빼먹고 가고 있고 식이조절도 하려고 노력하고는 있는데 아직도 현실을 인정하기가 쉽지 않다. 그 현실이라 함은...이제 난 더이상 아무리 먹어도 살 안 찌는 사람이 아니라는거! 이제는 진짜 관리 안 하면 순식간에 과체중으로 갈 수 있다는 거! 그 사실이 아직도 전혀 믿어지지 않으니 큰일일세. 크. '내가 살 때문에 고민하게 될 줄은 정말 몰랐어요' 라는 말을 나도 하게 될 줄은 정말 몰랐거든..

3. 부지런한 삶이 곧 행복한 삶은 아니다
나름대로 열심히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요즘. 일하고 애 키우고 자기계발까지 하는 워킹맘들에 비하면 가소롭지만 '어떻게 저렇게 바쁘게 사나' 라고 신기하게 바라보던 종류의 삶을 나 스스로 요즘 살고 있으니 내 딴엔 최선을 다하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이 생활이 행복하지가 않다. 내게 있어 행복이란, 꽉 차지도 텅 비지도 않은, 적당히 채워져는 있되 사이사이 틈새에서 들어오는 바람과 여유와 여백에서 느껴지는 그런 존재인데 틈새 없는 요즘의 삶은 사막 같은 기분만 들게 할 뿐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주말 아랍어 수업 제끼고 운동도 빼먹을까? -_-; 자, 어찌되었든 결론은...나 자신의 건강과 행복을, 그리고 여유를 좀 더 소중히 여기는 삶을 살자는 것. 이거 하느라 죽어나고 다음엔 또 저거 하느라 죽어라 살고...그러다 정작 '사는' 법을 잊어버리는, 그런 삶은 살지 않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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