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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나 뒤끝 있음 外

by SingerJ 2022. 1. 16.

이 상태로 지낸지 꽤 되었는데 앞으로도 당분간은 지속될 듯 하다. 아...비뚤어지고 싶다... -_- 비싼 등록금 내고 대학 나와서 쉽고 편한 일만 하길 바라면 안되지- 라고 했던가 내가. 고로코롬 지껄여댔던 내 주둥이를 확 마 때려주고 싶네.. -_-;; 매일 매일 논술시험 보는 것 같은 이 압박의 시기가 어여 지나가주길.

구직자 & 헤드헌터의 관계는 언제 봐도 흥미롭다. 서로 필요로 하는 시기가 다르다 보니 갑을관계가 철저히 반전되기도 하는 좀 우스꽝스러운 관계. 헤드헌터의 지원사격을 필요로 하는 구직자는 대개 환영 받지 못하는 신입인 경우가 많고 헤드헌터들이 원하는 경력자들은 정작 헤드헌터의 도움 같은건 그다지 필요치 않으니까. 바로 어제까지만 해도 "미안하지만 당신에게 연결해 줄 만한 자리는 없군요." 하던 그들이 취직을 하게 되면 바로 다음날이라도 돌변해 끈질기게 연락을 해온다. 좋은 자리가 있는데 당신만한 적격자가 없다고 호들갑을 떨면서.

내 구직시절에, 그리고 사메 건으로 조언을 구했을때 차갑게 거절하던 그 헤드헌터가 사무실로 전화를 했다. 그에게 난 그저 수많은 귀찮은 구직자들 중 한명이었을테니 나를 기억할 리 만무하겠지만 난 당신을 잘 기억하고 있다오. 현재직장에 만족할 뿐더러 지금 바빠서 얘기 못하겠다고 답을 하고 나서...묘한 기분이 잠시 들었다. 진짜 유능한 헤드헌터란 아무 불만 없이 직장 잘 다니는 사람을 옮기게끔 만드는 거라는데 그는 아무래도 저런 직업철학으로는 그 경지에까지 이르긴 무리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고로 사람은 서러웠던 시절일수록 그때 받았던 홀대/따뜻했던 말 한마디를 잘 잊지 못하는 법이고 나같이 뒤끝 있는 사람이 한둘이 아닐테니 말이다.

복면가왕- 전혀 의외의 인물이길 은근 바랐으나 회가 거듭될수록 김연우 같다. 소문이 진짠가봐.. 무사무탈 잔잔한 호수같은 삶을 바라면서도, 한편으론 뭔가 꺅 신선한 일이 있어주길 소망하게 된다. 매일 보는 길가 잔디에 오늘은 갑자기 처음 보는 꽃이 피어있진 않을까, 잊고 있던 예쁜 옷이 장롱 구석에서 짠 나타나지는 않을까, 그런 엉뚱한 상상을 하면서 터덜터덜 일상으로 들어갔다 나왔다 하는 하루하루. 뭔가 쌈박한 새로운 건수가 생겼으면 하면서도 그게 또 나쁜쪽으로 새로운 일은 아니길 바라는.. 사람 욕심은 끝이 없구나.

 

그 의외성에 대한 욕구를 만족시켜 주고 있는 건 요즘 날씨. 추웠다 더웠다 해서 뭘 입어야 할지 어떤 이불을 덮고 자야 할지 갈피를 못 잡겠는 변덕스런 여름이다.

우편함에 들어있던 사이언톨로지 초대장. 유럽 최대 규모의 집결지를 이 곳 바젤에 짓는다는 광고를 1-2년 전엔가 본 것 같긴 한데 그새 다 지었나. 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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