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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오월의 어느 저녁

by SingerJ 2022. 1. 26.

장마도 아닌 것이 걸핏하면 비가 내리는 요며칠. 퇴근길 공원의 장미들은 볼때마다 젖어있다.

가끔은 세찬 장대비가 쏟아붓기도 하는지라 기껏 막 피어난 꽃잎들을 순식간에 떨궈버리지나 않을 지 걱정스럽기도.

조용한 공원을 쩌렁쩌렁 구호(!) 붙여가며 가로지르던 오리가족.
자, 언능언능들 올라와.

느릿느릿한 새끼들을 향해 엄마오리가 어찌나 꽥꽥거리던지. ㅎㅎ

한놈이 안 올라오고 아래에서 딴짓 중.
꼬맹이를 지켜보는 그녀, 그녀를 지켜보는 그.

사색가같은 포스를 풍기던 한 녀석. 솜털을 저녁바람에 폴폴 나부끼며 무슨 생각을 했을꼬?

오리가족 구경에 시간 가는 줄 모르는 사이 저녁빛이 짙어간다.

산책 나온 개들의 헥헥거리는 소리와 주인의 나직한 휘파람 소리를 제외하면 너무도 조용한.. 꽃잎 떨어지는 소리도 들릴 것 같은 저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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