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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마음에 부는 모래바람

by SingerJ 2025. 8. 27.

마다가스카르 여행을 하는 동안, 잘못한 것도 없이 미안한 마음 같은 게 내내 있었다. 가난한 나라일지라도 외국 관광객들이 많이 다녀가는 지역만큼은 잘 가꿔져 있는 경우가 흔한데, 마다가스카르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그런 탓인지, 여행에 들떠 있는 관광객들의 모습과 현지사람들의 고단한 삶의 현장이 더욱 극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었고, 돌아온 후에도 마음에 모래바람이 부는 기분이었다. 아프리카의 딱한 사정은 TV속에만 있는 것이 아님을 비로소 체감한 충격이었을까.

사진 출처: NGO 보도자료 중

일곱 살짜리 마다가스카르 어린이의 후원자가 되기로 했다. 순전히 내 마음 편해지자고 시작한 거지만, 이걸로 그 아이의 현재와 미래가 조금이라도 나아질 수 있기를 바란다. 내가 매달 휴대전화에 쓰는 금액 정도면 그 아이를 비롯한 다섯 식구가 한 달을 먹고 살 수 있다고 한다. 아이가 아직 어려 다행이다. 왜 우리집에는 어두워도 전깃불이 들어오지 않는지, 왜 매일 우물물을 길어와야 하는지, 왜 먹고 싶은 걸 늘 참아야 하는지- 그런 걸 더 이상 깊이 생각할 필요가 없어지기를. 애들은 애들답게 그저 걱정 없이 놀며 자랄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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