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5/27 03:491 그저 그 뿐 피천득씨의 별세소식을 듣고 왠지 울적했다. 그 참한 문장들도 주인 따라 멀리멀리 가버릴 것만 같아서 책꽂이에서 그의 수필집을 꺼내 한 번 쓰다듬어 보기까지 했다. 문득문득 폼페이 폐허 같아지는 가슴 한 켠. 외로움은 그렇게 나날이 깊어간다. 그리고 점점 더 막연해진다. 심심한, 연애하고 싶은- 차라리 그런 알기 쉬운 종류라면 좋을텐데. 심지어 결혼하고도 외롭다고들 하니 (믿고 싶지 않지만) 외로움이라는 이 어려운 감정의 출처는 대체 어디인 걸까. 문학계의 큰나무는 떠나고.. 스산한 바람 이는 밤. 외로울 때 보자고 산 별인데 이젠 그 별만 보면 외롭구나. 하나모토의 말대로 정말 '그저 그뿐' 일까. 오늘도 해답은 알지 못한 채 별이 지네, 별이 지네.. 2021. 11. 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