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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야기

어쩌다 셀프 시공

by 달밤의 J 2026. 8. 31.

마음에 1도 들지 않는 주방가구와 벽 타일을 매일 보고 산다는 것은 실로 괴로븐 일이다. 10년도 넘게 살다가 왜 이제 와 갑자기 더 맘에 안 드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이제는 바꾸기로 결심했다. 렌트 아파트이니 설령 내 돈을 들여 한다고 해도 공사 허가는 안 날 것 같아서, 붙이는 타일로 그냥 덮어버리기로 마음먹었다.

 

그 전에 일단 청소업체를 불러 싹싹 청소를 했다. 전문적인 청소를 받고 나면 혹시 타일이 짠~! 변신이라도 하여, 저걸 다 덮어버리고 말겠다는 내 마음이 바뀌지 않을까 하는 말도 안 되는 희망을 품고서. 청소 결과, 뽀드득 깨끗해지기는 하였으나 회색기 도는 푸르딩딩한 타일들은 결코 변신하지 않았다. 

 

아마존에서 심사숙고해 고른 peel & stick 타일. 모델하우스처럼 우리집도 저런 주방가구라면 잘 어울리겠는데.

타일을 사긴 샀는데 고민이 되더라. 나 같은 세기의 똥손이, 그것도 수평/수직/대칭에 몹시 강박 있는 인간이 이 일을 무사히 해낼 리가 없어. 아아, 난 못해... 아무래도 해줄 사람을 구해야겠다.

그리하여 기술자 플랫폼에서 사람을 구했는데, 하루 전날까지만 해도 약속시간 확인까지 하던 그 사람이 글쎄 노쇼를 한 게 아닌가. 전화는 받지 않고 문자에도 답이 없다. 약속시간에서 한 시간이 지나자 혹시 무슨 일이 생긴 게 아닌가 걱정도 되었다.

제발 나타나요... 지금이라도 나타나 저 타일을 깔끔히 붙여주기만 한다면 늦은 건 내 다 없던 일로 해주리다.

두 시간이 지나자 포기가 되면서, 환불이야 받겠지만 그래서 타일은 누가 붙이나 싶어 한숨이. 😭 너무나도 하고 싶지 않았던 그 일을 결국 셀프로 하기 시작했다.  

 

네 시간 걸려서 완성. 사진이 왜 흑백으로 찍혔는지 모르겠지만 다시 찍을 기력이 남아있지 않다... 

콘센트 부위에 빈틈이 좀 보이고 부분적으로 누덕누덕하긴 하지만 ㅎ 그래도 실패는 아닌 것 같다. 

디테일 집착형 똥손인간에게는 너무나 혈압 오르는 🤣 가혹한 막노동이었다. 내일 날 밝고 나서 보면 갑자기 누더기로 보이는 건 아닐지. 부디 찰싹 잘 달라붙어 오래 유지되어 주기를. 주방 집기들 다시 제자리에 놓고 정리된 모습을 나중에 한번 다시 찍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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