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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Bali #3] 짐바란과 울루와뚜

by SingerJ 2021. 11. 7.

짐바란(Jimbaran) 해변에 갔다가 울루와뚜(Uluwatu) 에서 노을을 보겠다는 우리의 계획을 들은 리조트 직원의 표정이 살짝 묘했다. 일몰보단 일출을 보는게 어떠냐고 묻던데...그때 그냥 솔직하게 얘기해주지 그러셨을까. 해질녘 울루와뚜는 도떼기 시장이라고. >_<;; 짐바란 해변은 평화로웠다. 북적이지도 않고, 특별할 건 없지만 바다도 시원하고.

발리의 바다는 파도가 역동적인 곳이 많아 서핑팬들이 즐겨 찾는다더니, 짐바란도 그랬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다 보니 어느새 오후 4시. 기사분이 슬슬 재촉하기 시작했다. 해 지기 전 울루와뚜에 도착하려면 지금 가야 한다고.

모래에 생기는 저 그라데이션이 멋있다 했더니 사메 왈, 저거 다 오염물질이라고. 푸핫.

그에게 진정 멋있는건 아마도 이런 거. ㅋ

도로에는 역대급 교통체증이 기다리고 있었다. 세상에나...발리의 관광객이란 관광객은 전부 울루와뚜에 가나부네.. 이럴 줄 알았으면 다른 시간대에 오는건데 때는 이미 늦으리. 중국 인도 단체관광객들이 홀랑 접수해버린 울루와뚜. 난리도 그런 난리통이 없었다.

발 디딜 틈을 찾고 있는데 웬 여인이 중국어로 뭐라뭐라 하며 나를 홱 밀쳐낸다. 자기 애 사진 찍어주고 있는데 내가 구도에 들어와 방해된다는 것. -_- 와...진짜.. 배 고파서 기력 없는 관계로다가 참았다.. -_- 날이 흐려 노을도 선명치 않고 중국에 온건지 발리에 온건지 모르겠는 이 상황.

여기 원숭이들은 공격적이었다. 선글라스 채가는 것만 세 번을 봤나. 아지트를 수색하면 상당 규모의 휴대폰과 선글라스 콜렉션이 발견될 듯. ^^ 

안 그런 척

발리 최고의 관광스팟 답게 경치는 좋았다. 탁 트인 바닷가 절벽 위의 사원. 부서지는 파도. 다만 그 경치를 제대로 즐길 수가 없었을 뿐.

우리는 피곤하고 배 고프고 더럽고 아마 냄새도 났을 것 같다. ^^;

리조트로 돌아와 늦은 요기를 하며 이야기했다. 만일 또 온다면 일출을 보는게 낫겠다, 그지. 남편이 단호하게 대답했다: 아니야, 발리엔 또 오더라도 울루와뚜는 인제 가지 말자. (ㅋㅋ) 한적하게 구경할 수만 있었다면 참 좋았을. 비록 난 그러지 못했으나 그때 그 곳에 있던 다른 이들에게는 아름다운 추억이 되었기를.


끝까지 안 집어지는 볶음국수의 마지막 한가닥은 아마도 나의 미련 한조각인가 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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