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결혼식때도 느꼈던건데.. 사진 한번 진짜 늦게 나온다. 2월이었던 남동생 결혼식 사진이 이제사 나왔단다. 아래 사진이 그 중 하나. 언니랑 형부가 같이 못 찍어서 엄마 아빠 불만이 대단한...하지만 그 외 식구는 전부 나온 사진.
한국사람들 틈에 섞여 있는 사메를 보니 그 '우리중에 스파이가 있는 것 같아' 짤방들이 연상된다.
안 그래도 넓디 넓은 내 어깨가 저 한복을 입던 날 그야말로 정점을 찍었다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는 양호한 걸...? 사진을 보며 생각하는 순간...여동생이 채팅창에다 한마디 덧붙인다. "언니 어깨 포샵할때 줄여준거래. 훨 낫지~!" 이뇬이...... ㅠ_ㅠㅋㅋ
사진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여행 다니다 보면 너도 나도 전문가급 카메라를 들고 다니는 이 시대에도 나는야 꿋꿋하게 폰카를 가장 즐겨 사용하는 이. 그게 뭐 이상한건 아니지만 문제는... 그럼 집에서 놀고 있는 저 카메라랑 렌즈들은 다 뭐냐는거다.. 붙이지도 않으면서 쌓여있는 인조속눈썹이라든지, 평소 내 하고 다니는 몰골로 봐선 쟤한테 저렇게 다양한 화장품이 있을거라곤 아무도 생각하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카메라 또한 나의 그 '돼지목에 진주목걸이' 콜렉션 중 하나임이 틀림 없다. 똑딱이 카메라 하나에 미러리스 셋. 렌즈도 세어보니 어느덧 여섯개. 사메가 요즘 눈독 들이고 있는 시계, 왤케 비싸! 하지만 뭐 생일선물로 사주지! 라고 엄청 생색냈는데 사실 최근에 주문한 렌즈 하나가 그 시계값의 두 배라는건 절대 비밀;;
아 그런데 그 렌즈가... 물량이 부족한거라 꽤 기다려야 한대서 잊고 있었는데...며칠전에 배달이 왔다. 집에 사람이 없으니 우체부 아저씨가 쪽지를 놓고 갔는데, 내야 하는 관세 액수가 떡 적혀갖고는 (독일에서 오는 택배라). 아니 이거...세금액수 보면 물건가 계산도 대강 나오는데 남편이 보면 곤란하지 말임다! 사메가 '어, 뭐 왔다' 하고 우체통에서 꺼내는 순간 번개같이 낚아챔. 일년에 두어번 사용할까 말까 한 내 장난감은 팍팍 사면서 자기 생일 선물 사는거 아까워한 거 알면 슬플 거 아냐..
나도 참.. 확실히 변했다니까. 신혼때는 더 비싼 시계도 자발적으로 기꺼이 선물했더랬는데.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 -_-; 그게 며칠간 계속 찔리다가 드디어 결정했다. 그래 팔아버렷...전부 다...는 아니고 카메라 한대랑 렌즈 두개만 남기고. 그래봤자 자주 안 쓸 것 같은데 왜 굳이 남기냐고 물어보신다면.. 돼지도 진주목걸이 하나쯤은 걸고 싶은 날이 있거등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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