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너는 펫(?):
옛날 옛적에 주문한 렌즈가 이제서야 왔다. 'Pet photography' 강좌를 발견하고는 매우 기뻤던 전모씨는, '망원렌즈 지참 필수' 라는 등록조건을 듣고서 이 렌즈를 부랴부랴 주문했던 것이다. 일주일이면 너끈하게 온다더니만 웬 걸...물량부족이라며 한 주 또 한 주 연기되더니 급기야 무기한 배송지연에 이르렀다. 그 사이 강좌는 끝나버리고 모델 강아지들은 다른 도시로 이사를 간다나 뭐라나.. 새 모델이 나타날 지, 다음 기회가 또 있을지, 기약조차 없어져버렸다.
강좌에서 대단한 뭔가를 배울 목적이었다기 보다는 마음껏 찍어도 되는 모델 개님이 생긴다는 점이 참 기대가 컸다. 초상권 없는 개들이라도 남의 개를 막 찍으려면 예의상 허락을 구해야 하는데 그런 수고를 안 해도 될테고, 비키니 차림으로 공 던져주고 있는 개주인까지 찍히면 불쾌해할까 싶어 지레 몸 사려야 하는 일 같은 것도 없을테니. 사진작가 Theron Humphrey와 그의 개 매디를 오래전부터 부러워하던 바, 이제 내게도 망원렌즈란 게 생기기만 하면 햄볶한 댕댕이들의 모습을 멀찍이서도 또렷하게 담아볼 수 있는건가 한껏 기대에 부풀었지 말이다.
그러나...아아 님은 갔습니다.. 이걸 환불을 해야 하나 어쩌나 씁쓸해하고 있으니 남편이 자기라도 찍으면 되지 않냐고.. 일종의 pet 아니냐며.. -ㅅ-; 귀염 넘치는 코커 스패니얼 모델님은 어디 가고 '나도 펫' 을 주장하는 난닝구 바람의 짝퉁 펫만이 있을 뿐이나니.. 어쩌면 이쪽이야말로 찍사수준에 더 맞는 모델인지도. ㅋㅋ.
# 위대한 성취:
이번주만 잘 버티면 한고비 넘길라나? 아무 말 안 해도 얼굴에 다 티가 나는지, 요즘 일 스트레스 심한가 보다고 모두가 알아차리고 있다. 거대한 의료분쟁+ 특허소송에 휘말리는 악몽을 꾸고 일어난 아침. 그래도 며칠만 지나면 괘안을거라고 파이팅을 외쳐본다. 자고로 세상의 위대한 성취는 충분하지 아니한 시간이 주어졌을때 이루어진다고 하지 않았나. 그라췌.. 그렇게 따지면 나의 요즘 하루하루도 까짓 위대한 성취 못 될 거 없다고 마구마구 자기위안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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