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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r My Friends #2 글쎄 나는 이 뜻깊은 여행을 늦잠 자서 비행기를 놓치는 것으로 시작하였다. -_-; 알람을 맞춰놓긴 했는데 소리가 안 난건지 못 들은건지, 하여간 눈을 떠보니 이미 늦어버린 시간. 공항 가는 차에 일단 몸을 싣고 황급히 표를 검색했는데 다행히 적당한 시간대의 표를 구할 수 있었다.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친구들을 만나 할슈타트-> 슬로베니아 블레드 (보힌 포함)-> 류블랴나 (피란 포함)를 보는 코스. 예상보다 더한 무더위 때문이었는지, 늦잠 자다 비행기 놓친 충격때문이었는지; 비엔나는 어쩐지 순식간에 지나가버리고... 호숫가 할슈타트 마을에 들어오자 비로소 여행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느낌이었다. 언뜻 보면 스위스 서쪽 호수지대 분위기와 비슷한 것도 같다. 찍을때는 몰랐는데 이 사진을 보니 벌써 약간의 조.. 2021. 11. 8.
Dear My Friends #1 친구들은 계를 해왔다고 한다. 나를 포함 넷이서 유럽 어딘가를 함께 하는 여행을 위해. 꼬맹이들의 엄마들인지라 비용보다는 시간 내기가 더 어렵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그 계는 보란 듯 단 3년만에 결실을 맺었다. 초등학교 친구들과 함께 한 오스트리아-슬로베니아 여행. 순서에 상관 없이 간략하게 돌아보기로 한다. 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 에도 나왔다던 (우리여행 슬로건 ^^ 에도 들어맞는 제목) 슬로베니아 피란(piran)의 풍경을 첫사진으로 골라보았다. 무더위에 성벽을 오르느라 어지간히 땀 흘렸던 날. 땀에 젖은 얼굴 위로 내려앉던 한줄기 바람, 하늘, 바다. 글로벌한 폭염에 슬로베니아도 예외가 아니었지만, 냉장고 못지 않은 시원한 순간도 있었다. 이 곳은 Vintgar Gorge라는 협곡으로 day .. 2021. 11. 8.
[Finland #5] Paradise doesn't have to be tropical 이른 아침 라플란드의 숲공기 속에서 마시는 커피 한 잔을 꿈꿨지만 투머취 야무진 꿈이었나 보다. 현실은 몇 초만에 식어버린 미지근한 커피를 홀짝이다 말고 슬그머니 집 안으로 후퇴하게 되는. ㅎㅎ 누군가가 나와 같은 시도를 했었던게 아닐까? 얼어붙은 컵이 이제는 재떨이로 쓰이는가 보았다. 머무는 내내 영하 25도-30도를 꾸준히 유지하는 추위였는데 뭐니뭐니 해도 마지막 날이 진짜배기였다. 목적이 낚시가 맞는지 아님 북극체험인지 아직도 잘 모르겠는...아무튼 이름은 ice fishing 이었던 이 날의 프로그램. 이 길다란 썰매로 숲속을 40분쯤 달려 낚시터 (얼어붙은 호수)로 가는데, 진짜 듁음의 추위를 맛보았다. 순록 털가죽도 깔아주고 폭신한 무릎담요까지 주길래, 오호라, 이 정도면 끄떡 없겠군! 이라고.. 2021. 11. 8.
[Finland #4] 산타 할아버지는 알고 계실까 라플란드에는 사람보다 순록이 더 많다고 한다. 도착한 날, 공항에서 호텔로 가는 길에 갑자기 버스가 급 감속을 하는거였다. 사고라도 났나 싶어 보니 헤드라이트에 비친 뿔 달린 짐승 셋. 조명을 받으며 유유히 버스앞을 가로지르는 폼이 마치 레드카펫 위의 배우들 같던 루돌프들은 건너편 숲속으로 총총 사라져갔다. 사진을 못 찍었네 아쉬워하는 나에게 앞자리 아주머니가 말했다. "실컷 보게 될 걸. 여기 순록 엄~청 많아." 순록농장 구경가는 날. 아이스모빌을 타고 간다. 초보운전자를 못 믿어서 ㅋ 약간 무서웠지만 눈길에서 달리기엔 이게 참 편리하긴 하더라. 이제 봄이 왔으니 이 눈도 언젠간 다 녹겠지요. 여기도 여름에는 25도 30도 까지도 올라가는 적이 있다는데 지금으로선 도저히 상상이 안 되는 일. 라프족 .. 2021. 11. 8.
[Finland #3] 질주본능 라플란드 최고 인기 프로그램인 허스키 썰매. 이 혹한에 썰매까지 끌며 달리게 하다니! 이건 동물학대야!! 라고 가슴 아픈 사람이 있다면 (내가 그랬음) 다행히 그럴 필요가 없다고 말하고 싶다. 얘네들에게 썰매끌기란 재미난 놀이이자 질주본능을 충족시켜주는 활동이라고 한다. 추위 또한 문제가 아니다. 영하 10도 이상에서는 오히려 너무 더워한다고. 기온이 충분히 낮아야 신나게 달리고 눈밭에서 구르며 열을 식힌단다. 달리고 싶어서 아주 몸살을 한다. 출발신호를 내리기가 무섭게 내달리는 허스키들. 개들이 힘이 세면 얼마나 세다고...게다가 눈길을 빨리 달려봐야 얼마나 빨리 달릴 수 있겠어?- 라는 예상을 깨고 상당히 빨랐다. 좀 긴장한 승객들. 내가 생각하는 '개' 의 기준은 나도 모르게 우리 복동군이었던 걸까.. 2021. 11. 8.
[Finland #2] Welcome to the far North 오로라를 꼭 보고 갈 수 있길 바란다는 호텔직원의 말에 "못 보면 다음에 또 오죠 뭐, 하하!" 라고 짐짓 쿨한 척을 했지만, 만일 진짜로 못 보고 돌아와야 했다면 얼마나 아쉬웠을까 싶다. 오로라를 보기 위해서는 두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첫째, 북극 (또는 남극)에서 최대한 가까운 위치. 둘째, 맑은 밤하늘. 오로라 지수가 0에서 9까지 올라갈수록 볼 가능성이 커지는데, 북쪽으로 갈수록 낮은 오로라 지수에서도 보일 확률이 높다고 한다. 우리가 머물렀던 사리셀카는 오로라 지수 1-2 정도로도 충분한 위치에 있다. 마음에 들었던 통나무집을 떠나 이날부터는 '오로라 캐빈' 에서 묵었다. 유리천장이 있는 이글루로, 침대에 누워 편하게 오로라를 보라는 컨셉의. 빈 통나무집이 더이상 없어 어쩔 수 없이 옮.. 2021. 11.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