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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여기 에너지원이 있소만!

by SingerJ 2022. 9. 29.

러시아 가스관이 폭발했다 어쨌다 난리통인 요즘. 스위스는 올 겨울을 어찌 대비하고 있는지 잠시 적어본다.

스위스 역시 러시아 가스를 많이 쓴다. 가스 수입원 42%가 러시아라고. 스위스가 소비하는 전체 에너지원 중 가스는 15% 정도. 비축량은 현재로선 충분하다고 한다. 그래도 사태가 언제까지 갈 지 모르니 대비는 하고 있는데, 정부에서 발표한 에너지 절약 플랜을 보면 딱히 특별한 건 없어 보인다. 
 
요리와 난방에 쓰는 에너지를 최대한 줄여라, 전기 & 물 낭비 하지 마라, 크리스마스 장식 조명 같은 것도 가급적 줄이고, 가능하면 샤워는 여럿이 같이 하라고 해서 ㅋㅋ 자조적 농담이 돌고 있다. 밤새 추웠으니 아침마다 19금을 해서;; 몸을 뎁히고 물 아낄 겸 샤워도 같이 하고 일 하러 가면 되겠네 하는. 😂
  
그런데 이 절약플랜은 어디까지나 '권고' 이다 보니, 자발적 참여가 미미할 경우 강력한 강제조치에 들어간다고 한다. 여기에 대해서도 갖가지 루머가 돌고 있다. 집 온도 18도가 넘어가면 경찰이 잡으러 온다는 둥. ㅋㅋ 음, 그 정도까진 절대 가지 않을 것 같다. 스위스 사람들은 원래 짠돌이라 이미 몹시 절약하는지라.  
 
최악의 시나리오 (블랙아웃)를 대비해 훈련도 했다고 한다. 에너지가 쪼들려 ATM에서 현금도 못 뽑고 대중교통도 멈춰 서고, 가로등도 안 들어오는 상황- 이럴 때를 틈타 범죄가 일어날 수도 있는데 경찰차, 구급차, 소방차 등은 에너지 부족으로 활동이 제한된다면? 이게 딱히 우크라-러시아전 때문만은 아니고 그런 상황이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는 가정 하에 훈련이 있었나 보다. 어쨌든 여러 모로 대비되어 있으니 별 걱정은 하지 말고 좀 아껴 써라 하는 중. 하지만 겨울이 닥쳐봐야 알겠지.
 
이거 참 몸 속엔 에너지원이 남아 도는데 말이야. 여러부운 여기 풍족한 에너지원이 있소! 내 뱃살 지방으로 우리집 난방 일주일은 거뜬할 것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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