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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치앙마이(3): 결국 찾지 못한 매력

by SingerJ 2023. 1. 3.

여행이 끝나갈 때 까지도 알 수 없었다. 이곳의 매력은 과연 뭔지.

아니, 사실 매력 뽀인뜨는 이미 찾았으나 내게는 매력으로 느껴지지 않았던 건지도 (치앙마이가 맘에 안 들었다는 단순한 얘길 괜히 돌려 말하고 있다).

안 좋다고 자꾸 구시렁대면 여행의 흥만 떨어질까 참고 있었는데, 사메도 같은 마음이라는 걸 안 순간 둘 다 봇물 터지듯 불만을 쏟아냈다. 지저분하고 노잼이다, 예쁜 카페들이 많다더니 대체 어디가 예쁘다는 것인고, 예술가의 마을에 예술이 없네, 음식도 그 맛이 아니네, 스파조차 다른 데보다 떨어지네 등등.

치앙마이 보다는 오히려 왕복 6시간쯤 걸리는 치앙라이로의 당일치기 여행 쪽이 훨씬 재미있었다.

이번 여행지는 우리 취향이 아님을 인정한 순간 마음이 한결 가벼워져서, 마치 욕 하면서도 끝까지 보는 드라마 시청자의 시선으로다가 😂 힘닿는 데까지 최선을 다해 둘러보았다.

누군가에겐 분명 멋진 곳일 터. 내겐 비록 아니라 해도 이곳에 온 걸 후회할 이유는 없다. 회사 안 가고 남이 해주는 삼시세끼 먹으며 종일 논다는 하나만으로도 이미 모든 휴가는 소듕하니께. ㅎㅎ

내가 좋아한다 생각했던 '태국 분위기' 란, 실은 잘 가꿔진 고급 리조트와 외국인 입맛에 맞춰 적당히 변형된 음식 정도가 아니었을까. 이 태국 북부 마을의 지극히 현실적 거리모습과 음식, 공중 화장실에서 우리는 적잖이 당황하고 있었다. 내 멋대로 그려온 '태국스러움' 과는 너무나 거리가 멀었으므로. 그런 내게 "나 다운게 뭔데?" 라고 태국이 되묻고 있는 듯한 기분이었다.

구시가지에 비해 '님만 (Nimman)' 구역은 한결 현대적이고 청결했는데, 그렇다 보니 또 서울과 별 다를 것 없는 기분이었달까. 태국에 왔다는 감흥이 떨어지는 걸 감수해야 하는 면이 있었다. 이래도 ㅈㄹ, 저래도 ㅈㄹ인 -_- 나 같은 관광객은 아무래도 이곳에 올 자격이 없는 건지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소한 즐거움은 있었다. 이를테면 인천공항 2터미널 카카오샵에서 원하는 스티커가 없어 슬퍼했던 사메는 이곳 쇼핑몰에서 발견하고는 무척이나 기뻐했다 (노트북 컴퓨터에 붙이겠단다. 사메의 이런 면은 또 처음 보네).

망고도 파인애플도 너무나 달콤했고

스파에서의 마사지 시간은 언제나 좋은 것이었다.

언젠가 다시 가게 된다면 그때는 아무쪼록 이곳의 매력을 더 많이 찾아낼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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